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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개막 이후 SK 와이번스 안방을 든든히 지키고 있는 포수 정상호(29)에게는 커다란 산이 있다. 바로 SK 전력의 반이라고 일컬어지는 박경완(39·사진)이다.
박경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왼쪽 아킬레스건 수술을 받았다. 현재 재활 중인 박경완은 1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캐치볼과 가벼운 배팅으로 몸을 풀었다.
박경완은 “지난해에도 이런 몸 상태로 뛰었다. 지금도 당장 1군에 올라와 뛰라면 뛸 수 있기는 할 것 같다”면서도 “회복이 생각보다 느려 답답하다”고 밝혔다.
시즌을 앞두고 박경완의 공백이 SK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SK는 10일까지 5승 2패를 기록하며 공동 선두를 질주,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박경완은 SK가 이 정도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 정상호 덕분이라며 한껏 치켜세웠다. SK 투수들을 잘 이끌고 있는 정상호는 타격에서도 이날까지 타율 0.385 2홈런 9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내가 포수였다면 이런 성적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박경완은 “정상호도 몸이 좋지 않은데 미안하고 대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경완은 “정말 잘 하고 있지 않느냐. 포수가 타격까지 잘 되면 경기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라며 “정상호는 포수로서도 아주 잘 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한 발 물러서 야구를 보고 있으면 재미있을 때가 많다. 상대 팀이 많이 헷갈릴 것이다”라며 웃은 박경완은 “지난해에는 나와 볼배합 싸움만 하면 됐는데 지금은 누구와 해야할지 파악을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박경완은 “내가 투수에게 저 볼을 유도했다면 상대팀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했을 것 같은 상황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위기 의식을 느끼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박경완은 “나는 처음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위기를 느꼈다”라고 선을 긋더니 “현재로서는 정상호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털어놨다.
박경완은 “어서 복귀해 도움을 주고 싶은데 정상호가 잘하니 감독님이 쳐다보시지도 않는다”라고 농담한 뒤 “투수 파악을 비롯해 여러가지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의욕을 보였다.
박경완은 정상호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박경완은 “분명히 위기가 올 것이다.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가 분명히 온다. 그 시기를 잘 넘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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