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준-강경태 여당 추천 인사만 포함돼 논란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내년 20대 총선 선거구를 획정할 선거구 획정위원 선정을 완료했지만 정당 추천 인사들 가운데 새누리당 몫 추천 인사만 포함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병석 정개특위원장(포항북구?선)이 14일 "칼자루는 국민이 가지고 있다"는 말로 비장한 각오를 대신했으나, 출범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전날 선거구획정위원회 위원 9명을 확정했다. 선거구획정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여기서 마련된 선거구획정안이 내년 4월 총선에 적용된다.

정개특위는 전체회의를 열어 여야 간사인 새누리당 정문헌, 새정치민주연합 김태년 의원이 합의에 의해 위원들을 선정했다.

위원으로는 강경태 신라대 국제학부 교수,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대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차장, 김동욱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성대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차정인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표환 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가 선정됐다.

여야 의원은 정당과 학계, 법조계 등 다양한 경로로 추천받은 후보 중에서 특정 정당에 유리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인사를 제외하는 방식으로 획정위원을 뽑았다.

하지만 정당 추천 위원들로 새누리당 몫 인사들만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된 새누리당 추천 2인은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강경태 신라대 국제학부 교수다.

나머지 위원들의 경우 김금옥 상임대표는 한국여성단체연합, 김동욱 교수는 한국행정학회, 이준한 교수는 한국정당학회, 조성대 교수는 참여연대, 차정인 교수는 대한변호사협회, 한표환 교수는 한국지방자치학회 추천으로 선정됐다.

이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지난 회의 때 특위 위원 구성에 정당 추천을 포함할 것인가를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는데 선거구 획정 특위를 독립적으로 구성하는데 정당 추천이 들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 의원은 "원내정당 뿐 아니라 교섭단체, 원외정당 추천도 다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고려해 정당추천을 넣자고 해서 참신한 발상으로 이해했고 그래서 저희도 추천을 했었다"며 "결과적으로 정당추천은 새누리당만 들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원래 취지와는 다르다. 많은 국민들이 우려했던, 국회 특히 교섭단체 정당으로부터 휘둘리지 않는 특위 구성이 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식 의원도 "특정당(새누리당) 선거과정에 관여하신 분도 있다"며 "위원들에게 사실상 전권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 독립성이 중요한 데 객관화돼야 한다는 취지를 정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에 이병석 위원장은 여야 간사와 협의 후 8명의 추천 기관을 공개하고 심 의원의 의견은 소수의견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다.

그러나 심 의원은 "이번 선거구 획정위원회를 독립기구로 한 취지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정당추천이 도드라짐으로써 공정성, 독립성을 훼손하게 한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대단히 유감"이라며 "이런 부분과 관련, 문제제기가 될 때 진솔하게 새누리당에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강하게 표결처리를 요구했지만 소수의견으로 (제 의견을) 처리하고 (위원 선정안을) 처리하는 것에 동의하겠다"며 "명단을 공개해줬기 때문에 그렇게 하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한편 획정위는 오는 19일 첫 회의를 열어 위원장을 선출하고 본격적인 선거구 획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획정위가 내년 20대 총선 6개월 전인 10월 13일까지 선거구 획정안을 마련하면 국회는 11월 13일까지 이 안을 의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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