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發 신당론은 허깨비인가

이영란 기자 / joy@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5-09-01 14: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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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분당, 실체 없는 것으로 확인” 김한길 “지지율 여당 절반에도 못미쳐”

박주선 “친노계 수장다운 착각과 오만”


[시민일보=이영란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한동안 봇물처럼 제기됐던 분당론과 신당론이 주춤거리면서 진정국면에 접어드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표도 지난 31일 경기도 여주에서 열린 서울 기초의원 연수 간담회에 참석해 "분당은 처음부터 없었다"며 "일부 분파적인 행동들 때문에 분당이란 말에 빌미가 된 것이지만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김한길 전 공동대표는 1일 현 지도부를 겨냥, "우리당이 맞닥드린 현실이 매우 엄중하다"며 "더 큰 변화와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개최한 '공정성장론' 중간 점검 토론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안타깝지만 제1 야당의 지지율이 여당의 지지율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4.29 재보선 패배 이후 당 지도부와 혁신위가 많은 애를 쓰긴 했지만, 그 성과가 국민들의 희망을 자아내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의원들이 몇명만 모여도 이대로 총선 치를 수 있겠냐, 정권 교체를 말할 수 있냐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며 "문 대표도 취임할 때 말했지만 이기는 정당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내 호남권 비노계로 분류되는 박주선 의원도 문재인 대표의 사퇴와 당내 친노계파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내고 '분당의 실체가 없다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문 대표의 발언을 지적하며 "친노 패권주의와 혁신은 양립할 수 없으며, 친노 패권주의가 청산되지 않는 한 당에서 함께 동거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계파패권주의로 인해 침몰 직전의 위기에 직면한 당의 상황을 아전인수식으로 호도하는 친노수장다운 착각과 오만"이라며 "당의 진정한 혁신과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지금이라도 문 대표의 사퇴와 친노 계파의 해체를 강력히 요구한다"고 압박했다.

그는 "이미 정동영 전 장관, 천정배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탈당해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 주요 당직자 출신 당원 100여명, 안선미 전 포항시장 후보와 지역 당원 115명, 대구·경북 지역 당원 200여명에 이어 지난달 10일에는 우리 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100여명의 당원들이 집단 탈당하는 등 당의 근간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의 발언은 계파 패권정치 청산이 최고의 혁신이며 재보선 패배 이후 추진하는 혁신이 국민과 당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주승용 최고위원과의 합의문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를 묵살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것"이라고 몰아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의원의 이같은 입장 표명을 두고 탈당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신당 창당 결심을 굳히고 이르면 9일경 신당창당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의원 측 관계자는 추석연휴 직전인 9월 25일 창당발기인대회를 개최하고 신당에 참여할 인사들의 명단도 발표하는 등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정배 신당’의 출현이 내년 총선을 앞둔 야권 지형에 미칠 파급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야권 정계개편의 신호탄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이 비교적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이어서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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