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추미애가 ‘윤석열 대항마’?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15 11: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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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해 부쩍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들어선 거의 매일 윤 전 총장을 겨냥한 글을 올리며 ‘페북 정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마도 자신들이 ‘윤석열 대항마’라고 착각하는 모양이다.


조국 전 장관은 작심한 듯 윤 전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그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이 입으로는 충성을 외치며 은밀하게 문재인 대통령을 겨눴다”라며 “구밀복검(겉으론 충성하는 척하며 배신을 준비)의 전형”이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지난 9일에도 윤 전 총장을 향해 "언제나 자신을 대통령과 대척점에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드는 언동을 계속했다"라면서 "이제 확실히 그는 대통령을 꿈꾸는 '반문재인 야권 정치인'이 됐다"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전 장관도 지난 4일 윤 전 총장이 사퇴하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은 부패를 완전히 판치게 하는 ‘부패완판’”이라 한 것을 두고 “오만하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등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전날에는 “부동산 시장의 부패 사정이 제대로 되지 못한 데는 검찰의 책임이 가장 크다”라며 뚱딴지같은 검찰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조국 전 장관과 추미애 전 장관의 이 같은 ‘윤석열 때리기’는 사실상 대권 도전에 나서기 위한 ‘몸풀기’라는 해석이 나온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를 공격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등 지지부진한 여권 선두주자들을 밀어내어 자신이 친문의 ‘제3주자’로 나서겠다는 야심이 밑바탕에 깔려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반문재인의 상징이 된 윤 전 총장을 공격해 친문재인계 지지를 얻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정치에 관심이 없던 윤 전 총장을 야권의 대권 주자로 키운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조국과 추미애라는 점에서 그들이 ‘윤석열 대항마’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추미애 전 장관의 ‘직무배제’라는 무리수가 윤 전 총장에게 정치 참여의 명분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더더욱 대항마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4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와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에는 조국과 추미애가 한몫했다는 볼멘소리마저 당내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실제로 조국 전 장관과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과 갈등을 빚을 때마다 민주당 지지율이 휘청거렸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그들은 윤석열을 밀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민주당 지지율을 폭락시킨 요인이 되었고, 그를 야권의 강력한 대권 주자로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하고 말았다.


그에 대한 일말의 책임 의식이 있다면, ‘페북 정치’에 공들일 게 아니라, 침묵하면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옳다.


더구나 지지율에서 두 사람은 윤석열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초라하기 그지없다. 여권의 대선주자인 이재명 지사나 이낙연 선대 위원장과 비교해도 그렇다.


실제로 윤석열 전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을 10%p 넘는 큰 차이로 앞선다는 결과가 15일 나왔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이 37.2%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이재명 지사가 24.2%, 이 위원장이 13.3%로 각각 2, 3위를 기록했다. 반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지지율은 2.7%에 불과했다. 조국 전 장관은 아예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포인트, 응답률은 20.9%다. 상세 자료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조국 전 장관이나 추미애 전 장관은 자신들이야말로 ‘윤석열 대항마’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국민은 그들의 존재감마저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 아니겠는가. 그러니 두 사람 모두 정치 공해와 같은 ‘페북 정치’를 접고 자숙의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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