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의 ‘내로남불’ DNA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07 11: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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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6일 SNS에서 날카로운 설전을 벌였다. 본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두 후보의 설전은 마치 본선 전초전을 방불케 했다. 하지만 누가 봐도 ‘내로남불’이라는 점에서 박영선 후보의 완패다.


박영선 후보는 야권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후보나 안철수 후보가 모두 대권 주자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제가 차별화되는 강점은 '대권이 아닌 서울시장에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사실 틀린 말도 아니다. 박 후보는 야권 후보들과 달리 아직은 여권의 대선주자로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신은 오세훈과 안철수보다는 무게가 떨어지는 후보라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일종의 자해행위나 마찬가지다.


더욱 가관인 것은 박 후보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의 단일화는 서로 가치와 철학이 다른 단일화,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을 정쟁의 대상으로 삼고 이용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점이다.


이에 대해 오세훈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원조 친문의 특징, 내로남불의 DNA"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왜 박 후보는 여권 단일화에 공을 들이나"라며 "본선에서 만날 야권 단일후보가 버거운 모양"이라고 몰아세웠다.


맞다. 야권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선 ‘단일화를 위한 단일화’이고, ‘정쟁’이라고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은 여권 후보 단일화에 목을 매고 있으니, ‘내로남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실제로 박 후보는 8일 민주당 비례용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 시대전환 조정훈 후보와 1차 단일화를 하고, 이후 열린민주당 김진애 후보와 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또 박 후보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정쟁’이라고 규정했지만, 오세훈 후보는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는 이번 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는 국민 70% 가까이가 지지하는 시대적 과업"이라며 "대체 무엇이 정쟁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오 후보는 "야당 소속 시장이 되면 정부와 공조가 잘 안 돼 서울시민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했던 게 박 후보"라며 "서울시민 안전까지 대놓고 볼모 삼는 편가르기와 정쟁"이라고 질책했다.


서울시장 자리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발언은 정작 박영선 후보가 먼저 내뱉은 것이다.


그러니 박 후보를 향해 ‘내로남불’ DNA를 지녔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이참에 박영선 후보에게 하나 질문하고 넘어가야겠다.


그는 서울시장 보궐선건 출마를 선언하면서 같은 당 소속이었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문사건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보궐선거는 성폭력 혐의를 받아 극단적 선택을 한 박 전 시장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한 선거다. 특히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 후보를 공천하는 것 자체가 국민에게 한 약속 위반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라면 이에 대해 적어도 한마디쯤은 하는 게 국민에 대한 예의일 것이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와 사법부가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그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전 시장은 “박 전 장관의 출마 선언문에는 이 선거가 왜 치러지느냐에 대한 성찰이 빠져 있어 실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형 성범죄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도 부족한 상황인데, 박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나오겠다면서 단 한마디의 언급도, 사과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와의 싸움이 본격화하기도 전에 완패를 당한 셈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박 후보는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내로남불’에 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제 눈의 대들보는 왜 보지 못하는가?


남이 하면 불륜이요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친문 정치인들의 모습이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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