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3자 토론 제안’ 돌연 취소…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11 11:3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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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3자 토론'을 제안하려던 계획을 당일 새벽 급하게 취소하는 희한한 일이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박영선 후보 측은 지난 9일 오후 7시쯤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내일(10일) 오전 9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게 3자 TV 토론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영선 후보 측은 다음날, 그것도 기자회견을 불과 2시간 앞둔 오전 7시께 급하게 다시 메시지를 보내 일정을 취소하고 추후 다시 일정을 알리겠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 측 관계자는 “다른 비공개 일정이 있어 TV 토론 제안을 미루기로 했다”라고 해명했지만, 그 해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날 박 후보는 예정된 기자회견을 취소해야 할 만큼 특별하거나 긴급한 다른 일정이 잡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뭔가 다른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기자들이 박영선 후보에게 직접 그 이유를 물었다.


1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정책과제 전달식 이후 기자들이 박 후보에게 대놓고 당일 기자회견을 취소한 이유를 물은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는 "나중에 얘기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그의 태도가 되레 궁금증만 더 키운 꼴이 되고 말았다.


박 후보가 3자 토론을 제안하려던 9일과 돌연 기자회견을 취소한 10일 사이에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박영선 후보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세훈 후보는 과거 본인 가족과 처가가 소유한 내곡동 땅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이 있다"면서 "오세훈 후보가 시장으로 재직했던 2009년 8월 서울시가 국토해양부에 내곡동을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국토부에 지정 요청을 촉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공세를 취했다. 박영선 캠프 대변인 고민정 의원도 가세했다.


아마도 박 후보는 이 의혹으로 강력한 야권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후보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안철수 후보까지 토론에 참여시키려 한 것은 안 후보의 협공을 기대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오세훈 후보는 "지정될 당시에는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제도가 없었고 국민임대주택이라는 제도가 있었다"라고 즉각 해명했다. 그러면서 "악의적 명예훼손이자 허위사실 유포"라면서 "책임은 박영선 후보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라고 강하게 반격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당 차원에서 10일 오세훈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및 후보자 비방 혐의’로 대검에 고발했다.


이미 10년 전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망신당한 소재를 또 꺼냈다가 역풍을 맞게 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어쩌면 이 사건이 토론회 제안을 돌연 취소한 중요한 배경일지도 모른다.


좋은 네거티브 소재로 생각했던 오 후보 가족의 땅 투기 의혹이 사실무근으로 밝혀지고, 그로 인해 되레 자신의 캠프에 있는 두 사람이 고발까지 당하는 일이 발생함에 따라 토론회를 급하게 취소한 게 아니냐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박영선 후보는 뭐라고 해명했을까?


그는 자신의 캠프에서 제기한 오세훈 후보의 의혹 제기에 대해 기자들에게 "그것도 나중에 말하겠다. 선거 때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이게 과연 서울시장을 하겠다는 정치인이 취할 태도인지 의문이다. 선거 때라 그럴 수도 있다니 얼마나 무책임한 발언인가.


경고하거니와 박영선 후보는 물론 누구든 흑색선전으로 이득을 볼 생각을 해선 안 된다. 국민은 여당 후보든 야당 후보든 네거티브가 아니라 정정당당하게 정책 경쟁을 펼치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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