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투기, 이게 정상국가입니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03 12:3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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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일가족이 운영하는 회사가 부산 가덕도 일대에 수만 평에 이르는 땅을 소유한 사실이 알려지는가 하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신도시 지역에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사실까지 드러나는 등 나라 꼴이 말이 아니다. 

 

사실 가덕도 신공항은 오거돈 전 시장이 2004년 부산시장 후보 시절부터 내걸었던 공약으로 이 공항을 오거돈 신공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주도 아래 국회가 급히 통과시킨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의 수혜자가 오 전 시장 일가가 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오 전 시장 장조카인 오치훈 대한제강 사장은 2005년부터 부산 강서구 대항동 토지 1488㎡(약 450평)를 소유하고 있다.
 

또 오 전 시장 일가족이 운영하는 대한제강은 부산에서 가덕도로 진입하는 길목인 부산 강서구 송정동 일대 7만289㎡(약 2만1300평), 대한제강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대한네트웍스도 같은 지역에 6596㎡(약 1990평)의 부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이 일대는 신공항 건설 기대 심리에 땅값이 급격히 오르고 있다. 오 사장이 보유한 대항동 토지 공시지가는 매입 당시 ㎡당 7만3700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3만원으로 무려 6배가량 뛰었다고 한다.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된 현재의 시세는 공시지가 10배 이상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한마디로 성추행 사건으로 물러난 오거돈의 일가가 돈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오죽하면 누리꾼들이 "성추행하고 (부동산) 대박 나고 세상 살만하겠네", "사활을 걸고 추진한 이유가 있었구나", "참 아름다운 대한민국"이라는 등의 조롱성 댓글을 잇달아 달겠는가.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2009년 4월 이후 거래된 가덕도 사유지 83%는 외지인이 사들였다고 한다. 신공항 개발 특수를 노린 외부 투기 세력이 대량 유입됐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혹시 거기에 특별 추진에 사활을 건 민주당 의원이나 그의 일가, 혹은 그들과 연관이 있는 투기자본이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또 LH 전현직 14명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전 해당 지역에 투기 목적으로 2만3000여㎡(약 7000평)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들 중에는 신규 택지 토지보상 업무 담당 부서 소속도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시민단체 참여연대에 따르면,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수도권 LH 직원 14명과 이들의 배우자·가족이 모두 10필지를 100억원 가량에 매입했으며, 그 가운데 약 58억원은 금융기관 대출로 마련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필지는 사자마자 '쪼개기'를 했는데 (지분권자들이) 1천㎡ 이상씩을 갖게 하는 등 보상 방식을 알고 행동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까지 있다.
 

이들이 매입한 토지는 신도시 지정 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한 농지(전답)로, 개발에 들어가면 수용 보상금이나 대토보상(현금 대신 토지로 보상하는 방식)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 국토부의 수장으로 앉아있는 변창흠 장관이 LH 사장으로 재임할 때 일어난 일들이다.
 

그렇다면 정권의 핵심 인사들 가운데 여기에 직간접으로 투기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사실을 파악하기 위해 검찰이 수사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
 

문제는 민주당이 그런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검찰의 손발을 묶는 법안을 마구잡이로 남발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집권 여당은 국민의 반대여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 6대 범죄 직접 수사권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추진하는 등 검찰의 수사권을 폐지하기 위해 눈이 벌겋다.
이렇게 되면 가덕도나 신도시 지역 투기꾼 등 기득권세력의 범죄를 증명하고 그들을 처벌하기 어렵게 된다.
 

이건 정상적인 나라가 아니다. 검찰 수사권 폐지에 대해 국민 2명 중 1명은 반대하고 있으며, 특히 10명 중 4명가량은 매우 반대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이는 결과적으로 검찰 수사권 폐지를 법치 말살이라고 공개적으로 반발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국민이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그러니 검찰은 국민을 믿고 가덕도와 신도시 지역의 불법 투기세력을 찾아내 엄벌하고, 법치가 살아 있음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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