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정치 행보 성공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08 13:4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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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석열 발(發) 정계 재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등 기존 정당과 거리를 두면서 무너진 제3지대 복원에 나설 것이고, 그의 행보가 정계 재편의 ‘태풍의 눈’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그의 꿈이 대통령이라면 어림도 없다.


8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은 총장직을 내던진 이후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은 32.4%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한 달여 전인 지난 1월 22일 실시한 KSOI의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윤 전 총장 지지율은 14.6%에서 32.4%로 무려 17.8%포인트나 껑충 뛰어오른 것이다.


2위로 그동안 상승세를 타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4.1%에 그친 것에 비하면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14.9%)나 무소속의 홍준표 의원(7.6%), 정세균 국무총리(2.6%),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2.5%) 등과는 아예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6.1%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총장직 사퇴로 그는 단숨에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사실 그동안 ‘반문 연대’를 주도한 건 무능한 야당이 아니라 윤석열이었다. 따라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분노한 민심이 그를 향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이 당장 제1야당인 국민의힘으로 향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그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홍 의원은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미 죽은 권력이었던 이명박, 박근혜 수사는 그렇게 모질게 했지 않았느냐”며 “드루킹 사건의 상선(윗선)인 문재인 대통령 부부 관여 여부 수사, 원전 비리 사건의 최종 지시자로 문 대통령 관여 여부 수사, 울산 시장 선거 개입 비리 사건의 최종 종착지인 문 대통령 관여 여부 수사에 직을 걸라”고 주문했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여권의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반대를 명분으로 사표를 던져 버리고 말았다.


국민의힘 지지자들 사이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하던 ‘모진 수사’에 비하면, 문재인 정권의 비리 의혹 수사는 그야말로 ‘솜방망이 수사’에 그쳤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윤석열 재임 기간에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일가족 비리에 대해선 철저하게 수사했지만, 정권의 핵심을 겨냥한 비리 의혹 수사는 지지부진했으며, 그가 물러나기 전에 수사를 마무리 지은 건 하나도 없다.


따라서 그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려면, 유승민 전 의원 등 탄핵파들이 입당 과정에서 온갖 수모를 당했던 것 이상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다. 그걸 감당할 수 있겠는가. 윤석열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권의 대선주자로 나설 수도 없다. 물론 일각에선 정권 재창출을 위해 민주당에서 그를 영입해 대권 주자로 내보낼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고 하지만, 그건 민주당 주류인 친문 성향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그들은 당내 비주류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인정하지 않고 ‘찍어 내기’ 위해 혈안인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윤 전 총장을 영입한다는 건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윤석열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제3지대’밖에 없다.


그리고 그가 제3지대에서 깃발을 꽂으면 과거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파괴력을 지닐 것이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양당제 국가에서 제3당 후보로 대통령이 된다는 건 불가능한 탓이다.


기왕 윤 전 총장이 정계에 입문한다면, 그의 꿈이 대통령이 아니라 양당제 폐단을 타파하는 것이기를 바란다. 그건 그의 능력으로도 가능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대한민국의 병폐를 고치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집권당과 제1야당이 끝없이 반목하고 대립하는 정치에 국민은 신물이 날 지경이다. 촛불로 집권한 정권은 탄핵당한 정권보다도 못한 ‘최악의 정권’이었다.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승자독식의 현행 선거제도는 반드시 손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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