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니 오세훈이 옳았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2-17 13:5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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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국민의힘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선거를 앞두고 경쟁상대를 비판하는 거야 항상 있는 일이고, 그걸 나무랄 수는 없다.
그런데 번지수를 잘못짚었다.


박 후보는 지난 15일 같은 당 경선 상대인 우상호 후보와의 TV 토론회에서 오 전 시장 시절에 추진한 ‘한강르네상스사업’을 비판하면서 "오세훈 전 시장이 강변에 고층아파트를 지어 지금 흉물이 됐고 서울시의 잘못된 건축물로 꼽힌다"라고 지적했다.


황당하다. 정말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건 서울시정을 잘 모르는 무지한 것이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말한 것이라면 교활한 것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당시 시민일보 편집국장이었던 필자는 ‘한강르네상스사업’의 구체적인 구상을 듣기 위해 정치부장을 대동하고 직접 오세훈을 만났다.


서울의 과밀화 문제와 환경, 교통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필자에게 그의 계획은 감동이었다.


지금 한강 변에 성냥갑처럼 늘어선 아파트를 걷어내고, 그곳을 재개발해 건면적을 줄이되 아파트를 높게 지어 한강의 조망권을 확보해서 한강 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린다는 것이었다.


그의 계획대로 진행되었다면, 서울은 국제적인 도시로 한 단계 뛰어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를 백지화한 게 바로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다.


따라서 만일 박영선 전 장관의 지적처럼 정말 강변에 흉물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박원순의 작품이지 오세훈의 작품은 아니다.


내친김에 오세훈 전 시장에 대해 더 상세하게 알아보자.


사실 여야 모든 서울시장 후보 중에 오세훈이야말로 자질이 검증된 유일한 후보다.


실제로 그가 시장으로 재임한 5년간 서울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세계 20~30위권에서 머물었던 서울의 도시경쟁력은 가파르게 상승해서 10위권까지 치고 올라갔으며, 서울시민의 삶의 질도 향상해서 90위 권에서 70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특히 30~40위권에 오락가락하던 국제금융도시 지수는 10위권 내로 진입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했다. 오늘의 서울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든 사람이 바로 ‘오세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다산콜센터, 서울・경기 버스 환승 통합,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시민들로부터 긍정평가를 받는 것이 대부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에 계획하거나 탄생한 것들이다.


그러함에도 그동안 그를 선뜻 응원하기 어려웠던 건 중도 사퇴로 인해 무능한 박원순 시대를 열어준 책임이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필자는 무상급식을 찬반투표하겠다는 그의 구상을 심하게 나무라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돌아보니 그가 옳았다.


당시 투표는 단순히 ‘아이들에게 밥을 주느냐 마느냐’라는 차원이 아니라 ‘선택과 집중이 있는 복지’냐, 아니면 ‘보편적 복지’냐 하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투표였다.


실제로 오 전 시장은 당시 소득 하위 70~80%까지만 무상급식을 하도록 하고, 부유한 상위 20~30%는 무상급식에서 제외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해서 남은 재원으로 복지가 필요한 다른 용도로 쓰는 게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른바 선택적 복지다.


당시 무상복지가 거센 파도처럼 밀려오는 상황에서 그의 주장은 자신의 정치생명을 건 위험한 도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보편적 복지’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무상복지가 초래할 재정문제 등 파국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그런 극단의 선택을 해야만 했다. 오세훈의 무상급식 투표는 포퓰리즘에 대한 저항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지금은 집권세력도 마구잡이 퍼주기식의 보편적 복지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 위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모르고 과거 그의 무상급식투표를 나무랐던 필자가 부끄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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