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의 ‘칼춤’, 국민은 ‘도전’이라 읽는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03-23 14: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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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의 모해위증 의혹'에 대한 검찰의 최종 결정을 비판하며 강도 높은 감찰을 예고하고 나섰다.


박 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며 검찰에 '재심의' 공을 던졌으나 통하지 않게 되자 이번엔 ‘합동 감찰’이라는 칼을 빼든 것이다. 망나니 칼춤 추듯, 거침없는 그의 칼춤은 마치 국민을 향해 도전장을 내미는 것처럼 보인다.


박 장관은 한명숙 전 총리 재판의 모해위증 의혹을 최종 무혐의 처분키로 한 대검찰청을 향해 "검찰 고위직 회의에서 절차적 정의를 기하라는 수사지휘권 행사 취지가 제대로 반영된 것인지 의문"이라며 "절차적 정의가 문제 됐던 의혹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또 절차적 정의가 의심받게 돼 크게 유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 사건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문제에 대한 합동 감찰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대검 부장·고검장단 회의 내용의 유출 경위에 대해서도 추가 감찰하겠다고 했다.


어쩌면 그는 일련의 사태를 기회로 삼아 검찰개혁 당위성을 강화하고, 직접 수사권 폐지·조정에 힘을 싣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도 박 장관은 자신이 빼든 ‘감찰’의 칼끝은 어디까지나 ‘제 식구 감싸기’를 하는 검찰을 향하고 있는 만큼, 자신의 행위는 당위성이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그게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국과 추미애 전 장관을 거쳐 박 장관으로 이어지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도가 국민을 자극했고, 그로 인해 ‘검수완박’에 저항하면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윤석열 전 총장은 단숨에 가장 강력한 대권 주자로 발돋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곤두박질쳤고, 정권을 향한 국민의 분노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서고 말았다.


아무리 검찰개혁이 정당하더라도 그 틀어진 방향으로 인해 이미 국민 눈 밖에 난 상황이다. 이런 마당에 섣부르게 국민을 설득하려 들거나 가르치려고 하면 할수록 국민과 더욱 멀어질 뿐이다. 박범계 장관이 ‘검찰개혁’을 위해 ‘감찰’이라는 칼을 꺼내 들었지만, 국민의 눈에는 ‘도전’으로 읽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른 책임은 야당이나 검찰에 있는 게 아니다. 전적으로 문재인 정권이 짊어져야 할 몫이다.


문재인 정권은 역대 최악의 불공정 정권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입시, 병역, 부동산 등 우리 사회의 3대 공정이슈 중 특히 부동산에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말았다.


실제로 정권 핵심인사 다수가 강남 땅 부자이거나 소위 똘똘한 한 채를 가지고 부동산 재테크를 하면서도 국민에게는 공공임대주택을 강요하는 행태를 보여왔다.


그로 인해 최근 여론조사 결과 우리 국민 10명 중 5명 정도가 문 정권의 도덕성이 과거 정부보다도 더 나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소위 ‘촛불 정권’이라 자칭하는 이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이제는 실망감을 넘어 분노로 표출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런 지경에 이르면, 정권이 무슨 일을 해도, 심지어 좋은 정책을 펼치더라도 국민의 눈에 곱게 비칠 리 만무하다. 따라서 법무부 장관은 이 시점에서 새롭게 ‘감찰’이라는 ‘칼춤’을 출 게 아니라 국민 앞에 납작 엎드려 있어야 한다.


검찰과 싸움으로 국민을 지치게 만드는 일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는 말이다.


오만하게 국민을 가르치려 들어서도 안 된다. 이 같은 경고를 무시하면, 이번 4.7 재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 가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고, 박 장관은 그에 따른 책임을 지게 될지도 모른다.


거듭 말하지만, 이제 불공정한 문재인 정권은 무슨 일을 하든 국민의 눈 밖에 났다. 따라서 지금은 국민의 미움을 사면서 일을 크게 만들 때가 아니다. 박 장관은 ‘합동 감찰’이나 ‘추가 감찰’이니 하는 ‘망나니 칼춤’을 거두고, 외려 섣부르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자신의 처세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임이 옳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연일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 역시 국민의 눈에는 곱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추 전 장관이 나설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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