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몸통’ 여부 특검에서 가리자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1-10-25 14: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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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대장동 개발 특혜로 인해 민간 업자들이 천문학적인 수익을 챙겨 갈 수 있도록 설계하고 은밀하게 지시한 사람은 누구일까?


누가 뭐래도 그자가 바로 모든 비리의 ‘몸통’이다.


1조 원대 가까운 개발 이익의 부스러기를 주워 먹은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 등 이른바 ‘50억 원 클럽’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그 몸통일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몸통’은 누구일까?


대장동 개발 사업의 주무 기관인 성남도시개발 공사를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자가 몸통이다.


그런데 황무성 성남도시개발공사 초대 사장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진상 전 성남시 정책실장(현 이재명 캠프 총괄 부실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압력으로 사퇴한 정황이 담긴 녹취록이 공개됐다.


실제 황 전 사장은 임기(3년)를 채우지 못하고 지난 2015년 3월 사퇴했다. 그 이후 이재명 측근 유동규 전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 대장동 사업 추진을 주도했다. 그로 인해 민감업자들이 폭리를 취할 수 있었다.


그러면 황 전 사장은 왜 임기를 채우지 않고 물러났을까?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이었던 유한기씨는 2015년 2월 6일 오후 3시 10분쯤 황 전 사장 집무실을 찾아가 사직서를 요구했다. 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유동규씨는 ‘유원’으로, 유한기씨는 ‘유투’라는 별칭으로 불렸다고 한다. 공사 내 1⋅2인자 의미라는 것이다.


약 40분 분량의 녹취록에서 유한기씨는 황 전 사장에게 “(사직서를) 써주십시오. 왜 아무것도 아닌 걸 못 써주십니까”라며 사직서 제출을 14차례 요구했고, 유동규 전 본부장과 ‘정 실장’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한다.


유동규와 정진상이 누구인가. 그들은 ‘좌진상 우동규’로 불릴 정도로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측근 중 최측근이었다.


실제 녹취록에서 황 전 사장이 “정 실장과 유 전 본부장이 당신에게 (사직서 제출 요청을) 떠미는 것이냐”고 묻자, 유 씨는 “그러고 있어요. 그러니까 양쪽 다”라고 대답했다. 황 전 사장이 재차 “그래? 정 실장도 그러고 유동규도 그러고?”라고 묻자 유 씨는 “예. 정 (실장)도 그렇고 유 (전 본부장)도 그렇고 양쪽 다 (요청)했다니까요”라고 답했다.


황 전 사장은 “내가 (사직서를) 써서 줘도 (이재명 당시) 시장한테 갖다 써서 주지, 당신한테는 못 주겠다”고 했지만, 유씨는 사직서를 계속 요구했다. 황 전 사장이 “그래 알았어. 내주에 내가 해줄게”라고 했지만 유씨는 “아닙니다. 오늘 해야 합니다. 오늘 아니면 사장님이나 저나 다 박살납니다. 아주 꼴이 아닙니다”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황 전 사장은 결국 그날 눈물을 머금고 사직서를 제출해야만 했다.


그러면, 왜 황무성 전 사장이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는 데도 ‘오늘 당장 나가라’며 그렇게 급히 쫓아내야만 했던 것일까?


알고 보니 그날은 대장동 사업 민간 시행사인 화천대유가 설립된 날이었다. 그리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대장동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를 배포하기 일주일 전이었다.


결국, 화천대유에 천문학적인 특혜를 몰아주고 민간사업자의 추가이익 환수조항마저 삭제하는 완벽한 범죄를 위해 이재명 최측근들이 조직적으로 가담해 걸림돌인 황무성을 제거한 셈이다. 이는 이재명 지사가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의 지시나 동의가 없었다면, 임기가 남아 있는 사장을 그렇게 막무가내로 쫓아낼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시장이 임명하는 자리인데 인사권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시를 받지 않고 시장 측근들이 그런 짓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임기가 남아 있는 공직자에게 사표를 강요하면 ‘직권남용죄’로 처벌받는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공직자의 사퇴를 강요했다는 죄목으로 징역 2년의 유죄가 확정돼 지금도 감옥에 있다.
이처럼 불법 사퇴를 종용한 ‘직권남용’ 행위는 법으로도 매우 중하게 다스리는 만큼 당장 강제수사를 해야 한다.


특히 화천대유 등 민간에 지나치게 많은 이익이 흘러가도록 한 사업 설계를 이 지사가 알고도 승인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배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그런데 이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만든 공모지침서 내용을 직접 실무진으로부터 보고 받았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이 지사는 공모지침서 작성이나 사업협약 체결은 공사 실무진에서 벌어진 일이고 자신은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이를 뒤집는 진술이 나온 것이다.


사실이라면 이 지사는 ‘직권남용’과 ‘배임’으로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집권당 대선 후보가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중요한 사건인 만큼 반드시 특검으로 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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