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로부터 어느새 25년이 되었다니 세월의 빠르기가 새삼 느껴졌습니다.
광주에 도착하자마자 송기숙 선생님과 함께 망월동 5.18 국립묘지를 참배했습니다.
비가 조금씩 부슬부슬 내리는 망월동 묘지는 매우 차분한 기분으로 다가 왔습니다.
다음날 공식 행사에서 참배할 수 있었지만, 돌아가신 영령들과 차분하게 대화하고 싶은 나의 욕구를 충분히 채워주기에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박관용 열사를 비롯하여 당시 5월 항쟁에 참가했던 분들이 묻혀 있는 5.18 묘역을 보고난 이후, 구 묘역을 둘러보았습니다.
1987년 6월을 불태웠던 이한열 열사의 묘와 박선영 열사의 묘 앞에서는 평소 다정하게 지냈던 열사들의 어머니 생각에 더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묻기 위해 광주에 내려왔던 강경대 열사의 묘 앞에서는 그 날의 비통함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했던 김남주 시인도 그 자리에 함께 묻혀 말없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열사추모사업회.
광주 망월동 묘지는 이 세계에 어디에도 없는 위대한 민주주의 역사의 성지인 광주의 중심이다.
너무도 당연한 이 생각이 나의 머리를 쳤습니다.
네델란드 암스텔담에 있는 안네프랑크의 생가에 1년에 50여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데, 우리의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는 열배의 참배객, 관광객이 올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독일 뉴렌베르크에 있는 아우슈비츠, 유태인 학살이 자행되었던 감옥, 그 잔인한 역사의 현장은 1979년 유네스코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해마다 수십만의 사람들이 다녀가고 있는데, 우리의 망월동 묘지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 오게 할 수 없을까?
나는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고 왔습니다.
식민지를 겪고 해방된 나라 가운데서 우리 대한민국처럼 강렬하게 민주화운동이 있었고, 민주화를 성공시킨 나라가 없음을 우리는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중동 각국에서 민주화의 바람이 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그 모델이 될 것입니다.
우리는 후발 국가들의 민주화 운동, 인권운동을 지원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가 민주화 투쟁을 할 때, 해외 민주화 세력들의 지원을 받은 것처럼 말입니다.
광주는 광주 시민만의 것이 아닙니다.
광주의 5월 민주항쟁 역시 광주 시민만의 것이 아닙니다.
4월 민주혁명, 부마항쟁, 6월 항쟁, 그리고 노동자 대투쟁 등 크고 작은 항쟁들과 죽음으로 항쟁했던 열사들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함께 민주화와 통일을 외쳤던 모든 사람들의 피와 땀의 결정체인 것입니다.
그 당시 투쟁했던 젊은이들은 이제 자식들과 함께 광주를 찾고, 몇년 후면 손주들의 손을 잡고 광주를 찾을 것입니다.
나는 광주 시민들이 광주의 정신을 잘 가꾸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광주문화중심도시를 만들 때, 광주 민주화 운동과 망월동 묘지를 떼어 놓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화 운동이 밥 먹여주나, 돈 되는 것을 끌어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짧은 생각입니다.
광주의 매력은 민주화운동의 성지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잘 가꾸면, 그것이 돈이 되고 밥 먹여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중심을 세우고 그리고 과거부터 미술, 서예, 음악, 무용, 문학 등 예술 부문에 한가닥 할 수 있는 끼를 가진 예향 광주의 저력을 살려 내야 할 것입니다.
광주문화중심도시조성위원회 위원장이신 송기숙 선생님도 내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해 주셨습니다.
망월동에 5.18 민주 국립묘역을 조성한 이후부터 광주에는 큰 물난리도, 가뭄도 없었다고 송기숙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밤에는 상당히 세찬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내일 비속에서 기념행사를 치르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침에는 비가 개었고, 대통령도 참석한 기념식은 무사히 끝마쳤습니다.
광주 영령들이 도운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기념 노래로 ‘님을 위한 행진곡’을 참가자 모두가 함께 불렀습니다.
공연 순서에서는 ‘광주출정가’가 울려퍼졌습니다.
이제 50이 넘은 이 나이에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났습니다.
혈육을 잃은 유가족들은 물론이고 아마 모두들 울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슬픈 눈물은 아닙니다.
※ 외부 필자의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로컬거버넌스] 경남 합천군, 쌀 산업 위기 극복 팔걷어](/news/data/20251119/p1160278499965424_411_h2.jpg)
![[로컬거버넌스] 경남도교육청, 올해 ‘공동 수학여행’ 성공적 마무리](/news/data/20251118/p1160278826050924_127_h2.jpg)
![[로컬거버넌스] 부천시, 매력적인 도시공간 조성 박차](/news/data/20251117/p1160308292200179_732_h2.jpg)
![[로컬거버넌스] 전남 영암군, ‘에너지 지산지소 그린시티 100’ 사업 추진](/news/data/20251117/p1160278744105355_303_h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