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해 서울대는 ‘그럴 수 없다’고 서면으로 답변하였습니다. 서울대가 대한민국 일류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지요. 당시 답변을 그대로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울대의 설립목적이 평범한 학생을 선발하여 조금 우수한 인재를 배출하는 것이라면 평범하거나 다소 뒤떨어진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함.
그러나 서울대가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동량을 길러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평범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봄.
예를 들어 국가대표 축구선수를 기르려면 조기에 우수한 선수를 선발해야 하며, 평범한 선수를 선발해서 국가대표선수를 만들 수 없는 것처럼 학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함”
그러니까 서울대는 스스로 국가대표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위권만 서울대 학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봅니다.
하지만 저는 좋은 학교란 평범하거나 다소 뒤떨어진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서 인재로 만드는 학교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까닭에 서울대의 답변에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최근 서울대가 사실상 본고사를 보겠다고 해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논술고사라고는 하지만, 예전에 밝혔던 ‘논술형 본고사’라는 말을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소위 말하는 논술과 면접고사를 가장한 본고사이지요.
이렇게 서울대는 범법행위를 예고했습니다. 3불 법제화와 관련된 법안을 제가 발의했지만, 3불의 내용이 현행 법령에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3불 중 본고사 금지 내용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이미 있습니다.
저의 3불 법안은 이 시행령의 조항, 교육부가 계속 해왔던 정책, 그리고 정책 시행과정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한 부분들을 고등교육법에 명시한 것입니다.
여하튼 본고사 금지는 현행 법령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울대의 2008 입학전형계획은 2년 후에 현행 법령을 위반하겠다고 온 국민에게 밝힌 것입니다.
국가대표를 자임하는 대학이 ‘법이란 지키는 것이 아니라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임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고나 할까요.
이런 대학에 서울대가 희망하는 대로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여 4년 동안 무엇을 배울지 심히 우려됩니다.
‘성적은 가정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의해 결정된다’는 교육학의 상식이 있습니다.
이 상식은 지금 우리나라 교육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려운 집 아이가 학교에서 1등 하는 경우를 발견하기 어려워졌고,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보면, 성적의 상당 부분에서 부모 덕을 톡톡히 보는, 무임승차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희는 국가대표에게 도덕성과 사명감을 기대하지 않을까요?
무임승차하는 아이보다 지금은 뒤떨어져 있어도 어려운 가정환경에 굴하지 않고 자기 힘으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을 훌륭히 가르쳐 달라고 희망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자칭 국가대표는 저희의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학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되어 사교육을 받아야만 쓸 수 있는 본고사를 실시하겠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어떤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지, 그만한 경제적 능력이 있는 가정인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겠다고 합니다.
불평등한 현실에 눈을 감고 오히려 이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국가와 사회의 앞날이 걱정될 따름입니다.
현행 법령에 따르면, 본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에 대해 교육부총리는 시정을 요구할 수 있고, 이에 대학이 응하지 않으면 예산 지원 축소 등 재정적인 불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법령을 어기겠다고 예고하는 것에 대해 묵과할 수 없습니다.
현재 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16개 시도교육청은 재정이 부족하여 약 3조원의 부채를 떠안아야 합니다.
그리고 고등교육 분야의 교육재정이 서울대에 집중되어 있었다는 문제제기가 여러차례 있어왔습니다.
법은 지키라고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법령에 의거하여 교육부총리에게 시정 요구하도록 촉구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동안 3불에 대해 교육부가 어정쩡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입니다.
국가대표란 국가대표라고 자임한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대표는 국민이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에는 국정감사라는 기능이 있고, 예산 심의·의결이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국립대학 또는 다른 훌륭한 대학이 관악산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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