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국회, 2차 입법전쟁 앞두고 ‘안갯속 정국’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2월 임시국회는 여야대치 정국으로 인해,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안개 속 정국’이다.

특히 MB쟁점 법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이 속전속결처리 방침을 밝힌 가운데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대격돌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9일 SBS ‘김민전의 시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스피드가 나지 않는다. 야당 측에서, 민주당에서 국회운영에 전혀 협조를 하지 않고 있다”고 민주당을 향해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MB 악법’으로 지목되는 법안에 대해서도 “지금 꼭 해야 될 것은 경제 살리는 데 가장 중요한 법안, 말하자면 금산분리법, 총출제제한폐지, 미디어법, 이런 서너 가지 정도가 중점적인 거고, 그 외에도 필요한 법안들은 상당수가 있다”고 강행처리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같은 날 CBS 방송에 출연한 홍준표 원내대표도 쟁점법안에 대해 “민주당이 아예 논의의 구조조차도 막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 폭력으로 국회 지배를 하고, 또 폭력으로 국회의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고 민주당 쪽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그는 또 미디어법에 대해 민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미 미디어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 국회 문방위에 상정을 해서 토론을 시작하게 되면 그것 며칠 가지 않는다”고 속전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홍 원내내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과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된다. 즉 밀어붙이기 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거기에 무슨 별다른 뜻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사실상 평가 절하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년 동안 친박 친이계 할 것 없이 국회 대책에서는 한 마음이 돼 왔다. 금년에도 친박 친이 할 것 없이 국회 대책에서는 한 마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입장은 단호하다.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윤호중 전략위원장은 “한나라당이 여야 기존 합의를 무시할 경우 또 다시 격돌이 불가피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그는 “MB악법 처리를 위해서 한나라당이 입법 전쟁을 자꾸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MB악법을 포기하고 지금은 경제 위기 극복에 전념을 해야 될 그럴 때”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윤 위원장은 특히 미디어 관련법에 대해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 상정하지 않는다고 합의했고, 여타의 쟁점 법률에 대해서만 2월 국회에서부터 상정해서 논의 한다고 합의했다”며 “그래서 여야간에 합의한 정신에 따라서, 그 순서에 따라서 하면 된다. 거기에 어떤 격돌이 있을 수가 없는데, 그것을 무시하고, 이를테면 공영방송법 같이 미디어 관련법에 한 번도 거론되어있지 않던 이런 법을 끼워서 상정을 시도한다든가, 또는 상정하지 않는다고 했던 미디어법을 이번에 반드시 상정하겠다는 무대포 식으로 나오게 된다면 또 여야간의 격돌이 불가피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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