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친이 대권주자 되나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2-16 12: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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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정몽준, 11일 극비 단독회동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몽준 최고위원이 지난 11일 청와대에서 비밀리에 단독 회동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특히 회동은 당초 예정보다 시간이 길어져 약 2시간 가량 배석자 없이 진행됐다고 한다. 이에 따라 비밀회동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16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과 경제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통령이 경제 위기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을 요청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을 본지 1년이 됐고, 지난 2일 이 대통령과 당 중진·최고위원 오찬에도 함께 하지 못해 만남을 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묻는 질문에 ""특별히 드릴 얘기는 없다""고 답변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는 범친이계와의 전략적 연대 가능성에 대해 ""나처럼 세력과 기반이 없는 사람이…""라며 ""이에 대해서도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 최고위원의 부인에도 불구,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뜻에 따라 정 최고위원과 친이 측이 연대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mb법안’과 관련, 정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요구대로 ‘속도전’을 해야 한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피력하는 등 이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정 최고위원은지난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쟁점법안 처리와 관련, ""한나라당이 국민과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며 ""한나라당은 영혼이 과연 살아있는 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말하는 등 이 대통령의 요구대로 ‘속도전’을 펴지 못하는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이는 정 최고위원과 함께 당내 유력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뜻과는 전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다.

박 전 대표는 청와대가 주도하는 쟁점법안 속도전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쟁점법안일수록 국민 이해를 구하고 국민 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은 ‘국민 뜻’을 우선하는 박 전 대표보다 자신을 전폭 지지해 주는 정 최고위원을 차기 대권주자로 눈여겨보게 되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실 정몽준 최고위원의 친이 측을 향한 구애는 이전에도 있었다.

앞서 그는 지난 8일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친이계 의원 40여명의 이례적인 비공개 회동에 참여 해 눈길을 모은 바 있다. 이 때문에 3월 귀국이 예상되는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정몽준 최고위원이 손짓을 보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었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은 자신의 뜻에 순종하지 않는 박근혜 전 대표보다, 당내에 세가 없고 자신의 뜻과 비교적 잘 맞는 정 최고위원을 차기대권주자로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차기 전대를 앞두고 친이 진영과 전격 제휴하는 형태로 전략적 연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현재 권력인 대통령의 지지로 당내 경선에서는 유리한 국면을 맞을 수도 있겠으나, 지지율 폭락 사태를 맞은 ‘mb 후계자’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초래해 설사 경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본선에서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그는 ""정 최고위원이 친이계 대권주자로 나설 경우 이상득.이재오.정두언 그룹으로 나눠진 친이계를 결집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단독 회동은 지난해 5월10일 이후 9개월간 이뤄지지 않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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