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공사 6조7000억 투자손실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2-25 19:3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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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주식 투자비율 안지켜 손실 늘어 백재현 의원 밝혀


정부가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액을 효율적으로 운용·관리하고,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출범한 한국투자공사(KIC)가 부실한 운영으로 참혹한 투자 결과를 보이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투자공사의 참혹한 실태를 밝혔다.

백 의원에 따르면 KIC는 총 220억달러의 투자액 중 44.6억달러를 손실, 현재 환율 1500원 대비 6.7조원의 투자손실액을 보였다.

채권과 주식 및 전략적 투자로 세분했을 때 채권에서는 투자액 110.9억달러에서 5억9000억달러의 이득을 취했지만 주식 투자 89억1000만달러에서 평가손실 36억달러, 전략적 투자에서는 투자액 20억달러 중 14억5000만달러를 날려버린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의 심각성은 투자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

전략적 투자는 미 정부의 공적자금이 BOA 등 은행권에 투입되면 BOA의 감자(減資)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손실이 더욱 커질 수 있고, 주식 역시 주가가 언제 회복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배드뱅크’를 세워 은행의 부실자산을 매입해주는 형태의 구제금융이 이뤄진다면 기존 주식 가치가 더욱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상업은행발 금융위기가 재현될 가능성마저 거론되고 있어 회복이 결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덧붙여 KIC는 투자비율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채권과 주식에 대한 투자율을 6:4 맞추도록 했으나 KIC의 현재 주식 투자비율은 44.6%에 이르고 있다.

초기 투자 6:4의 비율에서 주식의 평가손실로 인해 채권을 팔아 주식에 투자했고, 이로 인해 추가 손실이 발생, 전체적인 손실이 늘어났다는 것이 백 의원의 생각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KIC는 직접투자 비용을 지난해 31.5%에서 35%로 높이고 위탁자산을 현재 248억달러에서 30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 중에 있으며, 한국투자공사법의 ‘차입과 채권발행을 허용하고 투자공사의 위탁 자산을 해외에서 외화로만 운용’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위탁자산이 해외에서 외화로만 운용되면 자산운용 전략상 제약이 따르고 최근 구제 금융시장환경을 고려시 실효성이나 합리성이 결여 된다’라는 이유로 외환보유고 이외의 자산 확보를 통해 국내주식, 부동산 등 원화 투자를 하겠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위험이 국민에게 전가될 수 있다”면서 “금융권에서는 투자공사에게 국내 주시과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를 허용해서 투자공사를 주식시장 떠받치기 등 금융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공사는 설립취지를 훼손하는 몸집불리기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본업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며 “국제금융시장 환경에 적응하고 거기서 실적을 내기 어렵다면 한국투자공사의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KIC는 한국 정부가 2003년 12월 동북아시아 금융 허브 구축을 위한 7대 과제를 제시하면서 설립한 대형 투자기관으로 외환보유액·공공기금 등 공공 부문의 여유자금이 풍부함에도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중심축이 없다는 지적에 따라, 이 여유자금을 전담 관리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문수호 기자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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