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 결렬된 게 좋은 것”

시민일보 / / 기사승인 : 2009-04-05 19: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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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 “양자간 FTA는 자유무역 아니다… 후진국이 손해”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3일 한-EU FTA 막판 결렬과 관련, “우리나라가 FTA를 할 처지가 아니기 때문에 결렬된 게 좋은 것”이라며 환영의 견해를 밝혔다.

장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사실은 자유무역이 아니다”라며 “진정한 FTA를 하려면 WTO 같은데 가서 다자간 FTA를 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예를 들어 미국하고 FTA를 맺는다면 암묵적으로 호주 쇠고기와 독일 자동차를 차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양자간 FTA를 한다면 후진국이 손해를 보게 되어 있다”면서 “우리나라가 많이 발전한 것 같지만 아직도 우리가 강하다고 하는 제조업마저 생산성이 미국의 반도 안 되는 실정”이라며 FTA에 대해 회의감을 드러냈다.

또 같은 날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국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밀고 당겨야할 FTA 협상을 시간에 쫓겨 가며 정치적으로 일괄 타결하려했던 시도 자체가 무리였다”며 정부의 무모함을 질책했다.

이어 그는 “한-EU FTA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우리에게 이득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농가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할 것”을 주문했다.

한-EU FTA가 타결되면 돼지고기와 낙농분야의 타격이 우려되고 EU 의류제품에 부과하던 관세가 없어지면 명품브랜드 등 고가 의류수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한편, 정밀화학분야, 기계류에서도 큰 피해가 야기될 것이라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결코 성급하게 타결을 서두를 일이 아니다”라며 “급할수록 돌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문수호 기자 msh@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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