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상교동계 미완의 화해?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8-26 11:4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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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전 의원 ""양측 만남, 상중 문상에 대한 감사인사 수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 사이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26일 양측이 모임을 가질 예정인 가운데 동교동측 설훈 전 의원은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전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만나는 자체는 좋고 화해하고 서로 함께하는 것은 좋지만 이것도 시간이 있는 것”이라며 “좀 서둘렀다는 느낌도 들고 해서 못가겠다고 얘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양측의 만남에 대해 “서로 당이 다르고 가지고 있는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상중에 문상한 데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 수준”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특히 설 전 의원은 3김 정치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린 지금의 정치 상황에서 동교동계와 상도동계가 함께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개인적인 우정은 각자가 다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정치적인 견해가 워낙 현격하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 부분이 좁혀지지 않는 한 (동교동계와 상도도동계가)같이 하기가 쉽지 않다”며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차이가 뚜렷하다. 상도동 쪽에서는 대북정책에 대해서, 햇볕정책에 대해서 아주 비판적이고 지나치리만큼 우리를 공격적으로 대했다. 그런 부분에 대한 입장표명이 없는 상태에서는 좀 그렇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설 전 의원은 민주개혁진영 통합문제에 대해 “대 통합은 바람직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한나라당에 계신 분들(상도동계)을 (통합대상으로)볼 수 있느냐 이런 문제는 다툼이 있을 부분”이라고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에 계시던 분들이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 입장, 시각차이가 조정돼야 한다. 느닷없이 그냥 만나면 그건 분당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날 친노의 핵심인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이 “민주당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가능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당원 숫자나 열기나 구성원 폭을 보면 민주당 역사 수 십년 이래 최악이다”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 “그렇게 볼 수도 있다”고 일단 비판을 수용했다.

그러나 설 전 의원은 “지금 민주당 말고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 이렇게 반문한다면 말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민주당이 중심이 되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민주당과 함께 제반 세력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해서 대투쟁을 벌여야 할 그런 때”라며 “민주당이 못한다고 따로 간다고 하는 것은 민주당보다도 못한 결과를 만들어내는 그런 상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설 전 의원은 천 전 대변인이 “민주당이 호남중심의 지역주의 정당인 것은 스스로 인정하는 게 아니냐”고 발언한 것에 대해 “호남 쪽 지지가 강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고마운 일”이라면서 “그걸 나무랄 수는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지역기반은 각 당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나라당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설 전 의원은 자신의 정계복귀 계획에 대해 “부천 쪽에서 정치를 다시 재개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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