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정몽준>-鄭<정운찬> 출현... 與 대권구도 변동?

문수호 / / 기사승인 : 2009-09-07 17: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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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청문회 통과땐 경쟁 빨라져... 朴전대표에 위협적 존재될 수도""" 여권은 당정을 대표하는 정몽준-정운찬 등 이른바 ‘정(鄭) 투톱 체제’가 본격적으로 가동됐다. 그러나 이들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대항마로는 역부족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의 자진사퇴로 정몽준 최고위원이 대표직을 승계했고, 앞서 9.3 개각으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따라서 당정을 대표하는 이들 ‘정(鄭) 투톱체제’ 체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벌써부터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일단 정몽준 대표와 정운찬 총리는 각각 여당의 대표와 국무총리 자리를 차지함으로써 자연스럽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로 주목을 받게 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정운찬 총리 지명자의 대권 참여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 '이승열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정 후보자가 국무총리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 국민들로부터 대통령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당연히 대권경쟁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우리당에서 유력대선 후보가 여러 명 있어야 대선 경쟁할 때 흥행도 되고 승리도 확실히 보장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한 관계자는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정 총리 내정자는 구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검토됐던 경쟁력 있는 인물”이라며 “그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한다면, 대권을 향한 경쟁은 예상보다 빨리 달아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특히 총리는 ‘행정의 전면’에 위치하면서도 정치 영역을 넘나들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위협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몽준 대표는 이미 각 언론으로부터 여권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에 대표직을 차지한 그는 박희태 대표처럼 ‘관리형’에만 머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대망을 품고 지난 2007년 12월 혈혈단신으로 한나라당에 입당한 뒤 불과 1년 9개월 만에 당 대표 자리에 올라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시험받게 됐다”며 “당내 기반이 취약한 그가 당내에서 명실상부한 ‘정몽준 체제’를 구축하기위해 친이 기득권 일부와 손을 잡는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대표직 수행의 성공여부에 따라 그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될지, 아니면 잠재력조차 훼손될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며 “그는 지금 위기와 기회의 담벼락을 걷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독주체제를 구축했던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관계자는 “한꺼번에 두 명의 경쟁자가 전면에 부상했기 때문에 살얼음판을 잘못 디뎠다가는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며 “지금처럼 도전에 소극적인 태도로만 일관할 수도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론은 아직도 ‘정 투톱 체제’에 대해 그다지 신뢰가 깊어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윈지코리아가 이날 발표한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 박근혜 전 대표가 34.6%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뒤를 이어 유시민 전 장관(6.3%), 이회창 총재(4.9%), 정몽준 최고의원(4.9%), 정동영 의원(4.4%), 오세훈 시장(4.4%), 손학규 전 대표(4.3%), 한명숙 전 총리(3.3%), 정운찬 총리내정자(2.1%), 김문수 지사(1.6%), 정세균 대표(1.3%), 노회찬 전 대표(0.5%) 순으로 나타났다.

정몽준-정운찬 두 사람 모두 박 전 대표의 대항마로는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특히 정운찬 총리내정자의 기용이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47.5%)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은 36.5%로 11% 포인트나 낮게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6일 전화조사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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