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2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려던 롯데 자이언츠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6~7월 선두까지 내다보던 롯데는 7일 현재 60승64패로 순위가 5위까지 떨어졌다. 삼성 라이온즈(59승61패), 히어로즈(56승60패) 등 남은 경쟁 팀들에 비해 적은 경기를 남겨 놓은 롯데가 가장 불리한 상황에 처한 것은 사실이다.
최근 4연패를 당하고 있는 롯데는 이 중 3경기를 1점차로 내줬다. 그만큼 승부처에서 약하다는 것이다. 6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는 에이스 송승준을 내세워 1회초 3-0의 리드를 잡고도 끝내 역전패했다.
의욕이 앞선 무리한 주루 플레이와 결정적인 순간 어김없이 나오는 실책, 번트 작전을 내기도 불안한 기본기 부족은 도약하려는 롯데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5일 경기는 팽팽한 순간 포구 실책으로 결승점을 내줬고 6일 경기에서는 무사 1,2루 기회에서 평소 보기 어려운 1-5-4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쳐 스스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잔여 경기를 송승준-장원준-조정훈 등 3명의 10승대 투수로 꾸리게 될 롯데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4위 삼성은 롯데보다 4경기 많은 13경기를, 어느 덧 턱 밑까지 추격한 히어로즈는 무려 16경기나 남겨 놓은 상태다.
롯데가 매 경기를 소중히 여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나마 일정상의 여유로 에이스급 투수를 집중 투입할 수 있는 롯데는 가능한 많은 경기를 승리한 뒤 경쟁 팀들이 뒤처지기만을 바라야 한다.
이번 주 롯데는 홈에서만 3경기를 갖는다. 8일 한화 이글스를 상대하는 롯데는 12일과 13일에는 삼성과 운명의 2연전을 치른다. 3경기 결과에 따라 계속 4위 싸움을 이어갈 지 내년 시즌을 준비해야 할지의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롯데 관계자는 "매 경기가 중요하다보니 선수들도 훈련 때나 미팅 때 더욱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최근 게임이 안 풀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치기도 했지만 주저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가 극적인 반전 드라마로 가을야구를 염원하는 팬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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