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北 대화공세에 굴복"

문수호 / / 기사승인 : 2009-09-14 18:3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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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민 전 의원, 北-美 양자회담 논의 해석 세계와 동북아 평화포럼 대표 장성민 전 의원은 최근 북미 양자회담 논의가 진행되는 등 북미관계가 급속하게 변화하는 것에 대해 “북한의 지속적인 대화공세에 오바마 대통령이 굴복한 것”이라고 14일 주장했다.

그동안 미국은 “6자회담이 아닌 어떠한 형식의 대북대화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고집했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 11일 “북한과 양자회담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태도를 바꾸고 말았다.

이에 대해 장 전 의원은 이날 SBS ‘시사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태도변화에)몇 가지 요인이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이 대북정책에 대해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는 배경과 관련, “첫 번째로 북한의 지속적인 대화공세에 오바마 대통령이 굴복한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파상적인 북한의 대화제의를 거부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전 의원은 이어 “두 번째는 북한의 대북압박이 오히려 효과를 본 것이다. 지난번 유엔총회 의장 앞으로 북한이 서한을 보냈는데, 거기 담긴 내용이 미국을 북미대화, 직접대화에 나오도록 움직이게 한 결정적 배경인 것 같다. 그때 북한은 우라늄 농축문제와 핵 재처리 시설문제, 그리고 플루토늄의 추출로 핵탄두 개발이 임박했다고 유엔에 통보를 해서 오바마 대통령이 상당히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북한의 핵기술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대화가 절실하다. 이렇게 오바마 행정부가 결론을 내리고 판단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기술을 확산하도록 방치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 책임은 미국이 지게 되는 것이고 여기에 북한의 대화를 미국이 거부할 경우에 제3차 핵실험을 북한이 강행할 수 있다는 등 여러 가지 압박들을 미국에게 넣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3차 핵실험을 하게 될 경우에 핵확산을 막지 못한 책임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워지게 되는 부담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북미대화에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뛰어들게 된 배경은 미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는 국내정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 전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에 오바마 대통령의 핵확산 정책은 휴지조각처럼 취급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적으로 매우 무능한 대통령으로 낙인찍힐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인기가 더욱 빨리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장 전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시기 전에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국무장관, 그리고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등에게 북미 직접대화만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조언을 했고, 그 조언에 대해서 힐러리 국무장관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상당한 영향을 받아서 오바마 행정부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조언대로 하는 것이 북한 핵실험을 빨리 막고 핵문제를 푸는 길이라고 말하고, (오바마 대통령이) 그것을 받아들여 이행하는 단계에서 북미 양자 접촉에 미국이 전격적으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양자 회담이 이뤄질 경우 6자회담에 대해 “폐기되지는 않겠지만 형식적인 회담틀이 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장 전 의원은 “미국이 북미 직접회담을 해야 북핵문제를 빠른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풀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갖도록 북한은 북미 양자접촉에서 파격적인 제안들을 긴밀하게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 않으면 3차 북핵 실험으로 오바마 대통령의 추락하는 인기를 더욱 추락시킬 과감한 조치를 단행할 것이다. 이런 암시도 미국 측에게 제시할 가능성도 상당히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북한은 6자회담 틀을 더욱 무력화시키려고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6자회담 틀이 완전히 소진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은 없다. 6자회담 틀 내에서 북미 양자접촉을 강화하는 쪽으로 미국은 계속 끌어나가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장 전 의원은 “6자회담을 폐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도 상당히 반대하고 러시아도 반대하고 일본이나 한국도 반대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형식적으로는 6자회담 틀을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북핵문제나 6자회담을 끌어나가는 두 수레바퀴는 북한과 미국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국 내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국내인기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상황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게 되면 북한의 미국에 대한 핵협상 주도권과 여러 가지 압박정책은 더욱 더 힘을 얻게 될 것이고 미국은 계속 북한에 끌려갈 가능성이 많다”고 예상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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