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진섭-이진동 공천 갈등 첨예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9-23 15: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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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동 “예비후보 전원 탈당...무소속 연대” 으름장 송진섭 “자중지란 중단...승리위해 힘 모으자” 호소

10.28 국회의원 재선거와 관련, 한나라당 공천을 둘러싸고 안산 상록 지역구에서는 자중지란(自中之亂)의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사실상 공천이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송진섭 전 안산시장과 이에 대해 반발하는 이진동 예비후보 간에 치열한 흑색선전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일 이진동 씨를 비롯해 6명의 예비후보들이 “필패후보인 송진섭 후보의 공천을 강행하면 전원 탈당하여 무소속 후보를 독자적으로 출마시켜 당선되도록 모든 노력을 하겠다”고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면서부터 시작됐다.

이진동 예비후보는 23일에도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에 출연 같은 내용을 되풀이해 말했다.

그는 “안산 상록 후보, 확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잠정 확정이니 내정이니 하며 언론에 흘리는 것은 공천 심사의 공정성을 의심받게 하는 부당한 일”이라며 “내정 확정 언론 보도는 내정된 후보 약점이 상대적으로 많아 반발이 예상되는 탓에 미리 기정사실화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장광근 사무총장이 “공천은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며 “송진섭 전 안산시장이 이진동 예비후보를 12%에서 16% 포인트 정도 앞서고 있고 가상대결에서도 민주당 김근태 의원을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송진섭 예비후보의 경우 안산시장을 두 번 하고 1988년 이후에 거의 매 선거 때마다 출마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고 지지도에서도 10%안팎으로 위에 있다는 것은 인정하나 정작 중요한 것은 당선 가능성”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단순 선호도조사는 당선 가능성에 대한 정확한 지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당선 가능성이 높은 후보라면 야권의 출마예상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더 높은 지지율을 얻는 후보를 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한나라당 예비후보를 대입해 보는 가상대결은 지금까지 없었다”며 “여의도 연구소가 송진섭 후보만 넣어 민주당 후보 그리고 임종인 전 의원과 대결시켜서 경쟁력 평가를 한 게 전부라고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18, 19일 한국 갤럽에 의뢰해 자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야권의 김근태 전 장관, 임종인 전 의원 등 유력후보들과 가상 대결에서 공천 경쟁 상대후보들보다 더 나은 평가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송진섭 예비 후보는 근소한 우위를, 저는 안정적 우위를 보여 제가 더 본선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송진섭 전 시장을 ‘필패후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송진섭 예비후보는 인지도가 꽉 차 있어서 지지도 상승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잦은 당적변경으로 인해서 당원들 사이에서 송진섭 예비후보는 한나라당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예비후보는 송 전 시장이 안산시장 재임시절 비리혐의로 연루됐다가 무혐의 받은 사실 등을 문제로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송 전 시장은 23일 <시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수 일전에는 정체불명의 비방, 왜곡내용을 담은 흑색유인물이 의원회관과 주요 당직자들에게 살포되는 일이 있더니, 지난 20일 오후에는 예비후보 6인이 똑같은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는 일이 있었다”고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상록을 재선거와 관련해 한나라당의 패배를 당연시하는 분위기가 한나라당 중앙당의 안팎과 지역에 있었지만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한나라당의 후보로 나설 경우 민주당의 전직 장관을 대상으로 오차 범위 밖으로 승리하는 결과가 나올 정도로 승부의 분수령이 바뀌고 있는 격전지역”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진동 예비후보 등이 비난하는 당적변경 문제와 관련 “과거 민주화운동출신으로 안산시 초대민선시장에 당선되었지만 1998년 재선을 앞두고 국민회의(민주당의 전신)에 호남출신 박성규씨(레미콘사장)씨가 신한국당에서 들어와 엄청난 돈을 뿌려 대의원들을 매수하고 DJ정권실세의 개입으로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실이 있고, 그 이후 2000년 총선직전에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윤의준 소장에 의해서 한나라당 영입된 사실이 있다”며 “이후 2002년 한나라당의 시장후보로 현직시장인 민주당후보를 압도적으로 (안산시 전투표구 승리)이기고, 두 번째 시장직에 취임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후보로 출마하였지만 심판되어야 할 민주당의 후보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후보등록 후 (벽보.투표지 인쇄직전)바로 후보사퇴하고 박순자 후보를 위해 선거유세 등 앞장서서 지원하여, 지지율을 역전시켜 당선되도록 했고, 허숭 후보를 위해서도 같은 노력을 기울여 천정배 후보에 근접하는 득표를 하도록 했다. 이때 기자회견을 한 6인은 아무도 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비리혐의 연루 의혹에 대해 “초대시장 시절 의협심만 믿고 관선시장의 잘못한 주요 인허가행정을 바로잡다가 오히려 제가 거꾸로 구속된 일이 있었고, 6개월의 재판을 통해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일이 있다”며 “이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이냐”고 항변했다.

이어 그는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서 한나라당 중앙당에서 당적변경문제와 피의사실내용에 대해 상세한 조사를 하고 청문을 하여 끝난 지가 오래다”며 “이번 공심위에서도 그러했는데 6인 예비후보들이 이제 다시 공격의 소재로 삼는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애석할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10년 가까이 한나라당에 속해온 저에게 이렇게 왜곡비방을 하는 것은 결국 이번 재선거에서 패해도 좋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또 그는 “안산시민들께서는 이번 재선거에서 저에게 지지표를 몰아주겠다고 이심전심으로 뭉쳐가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 우세의 판세가 역전되고 있는 시점”이라며 “이번 상록을 선거의 패배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패배로 이어질 위험이 있지만 우리가 힘을 합치고 격려하며 노력하면 틀림없이 이번 재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이제 흑색선전물에 의해서나 왜곡.비방을 통한 자중지란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모두 이번 재선거의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한편 안산 상록 공천 문제를 둘러싸고 중앙당에서도 갈등조짐이 나타났다.

안산 단원을이 지역구인 박순자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회의 의결도 있기 전에 모 후보가 확정됐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나왔다. 이는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공심위는) 보다 더 신중을 기하고 심사숙고하는 절차를 밟아주길 촉구한다”고 공심위에 제동을 걸었다.

이에 당 공심위를 이끌고 있는 장광근 사무총장은 “기본적으로 10월 재보선의 공천 방침을 당선 가능성에 최우선을 두고 진행했다”며 “공심위 구성부터 마지막 결정까지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되도록 노력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장 사무총장은 안산 상록(을) 공천과정을 언급하며 “3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 1위 송진섭 예비후보가 적합도 면에서 2위 이진동 예비후보에 비해 최소 10%에서 최대 16%까지 격차가 났다”며 “가상대결에서도 유일하게 송 후보가 민주당 김근태 전 의원과 김재목 현 민주당을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당시 최고위원회의 직후 장 사무총장은 국회 기자실에 들러 “박 최고위원이 심사 결과에 대해 언급한 것이 아니라 최고위원으로서 공천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한 것뿐”이라며 지도부 내 이견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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