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적격"" VS 野 ""부적격"", 鄭 임명동의 난항"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9-23 15:5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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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흠집내기 청문회, 당내 반대표 없을 것""" 민주당 “자진사퇴 권유, 여당 반대표 나올수도"

이틀에 걸친 정운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끝났다.

여당과 야당의 평가는 예상했던 대로 상반된다. 한나라당은 적격 판단을 내렸고,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등 야당은 부적격 결론을 내렸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에 23일 의원총회를 열어서 부적격 당론을 정하고 28일로 예정된 인준표결에 적극 대응한다는 입장이어서 이를 둘러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한나라당 ‘적격’=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정 후보에 대해 ‘적격’임을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흠집 내기 청문회, 이거 국민들도 염증이 났다. 그래서 국민여론 과반수가 인준에 동의하고 있고, 또 큰 어려움이 없다”고 정운찬 총리 후보자의 인준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그는 정 후보의 도덕성 문제와 관련, “대단한 내용이 아니고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안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의 167표가 다 찬성을 던지면 무난하게 임명은 되겠지만, 여당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던데, 반대표가 나오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반대표는 전혀 없으리라고 확신한다”고 거듭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그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국민통합과 중도실용의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렵게 정운찬 총리를 모셨는데, 이걸 우리 의원들이 반대해서야 어디 국정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야당에서 정 후보가 예스24라는 인터넷 업체의 고문을 겸직한 것, 기업총수에게 용돈을 받았다는 것은 총리로서 심각한 도덕적 결함이라고 지적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야당은 원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것이 생리”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와 관련, 정 후보와 이명박 대통령의 소신이 서로 다른 부분에 대해서도 “소신이 다르다하더라도 대통령의 명령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라며 “조직은 소신이 다르다하더라도 다 굴러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은 지금까지 국민들과 충청도민들에게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약속을 수없이 해왔다”며 “그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인사청문회의 무용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안 원내대표는 “인사청문회가 거의 흠집내기 경쟁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것을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되지 않겠느냐.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청문회가 돼야 되는데 그야말로 무슨 도덕성 검증이라는 이름하에 그냥 온갖 흠집 내기 경쟁에 몰두하고 있고. 그래서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통솔이 제대로 안 되는 그런 사정이 생긴다”며 “능력 있는 사람들이 청문회 때문에 여러 가지 사양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과연 이런 방법이 옳은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짚어봐야 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도개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위장전입, 병역회피, 이런 건 결정적인 도덕성 문제는 아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잣대로는 그 시대에 별 죄의식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졌던 일들이 많다. 그 시대의 잣대도 우리가 감안을 해야 된다”고 거듭 정 후보를 두둔하고 나섰다.

◇ 민주당 ‘부적격’= 그러나 민주당 인사청문회특위 민주당측 간사인 백원우 의원은 ‘부적격’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당론이 부적격으로 결론은 나지 않았으나 의총에서 전체적인 의견을 모아서 아마 최종결론이 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총리인준을 하기엔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이 있다”며 “자진사퇴를 권유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본인이 스스로 알아서 이만큼 도덕적 문제가 제기되셨으니 하루라도 빨리 갈등의 여지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자진사퇴하셔라, 이런 권고를 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닌가, 이런 논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상대로 자진사퇴를 하지 않으면 그 다음 민주당의 수순은 따로 또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청문보고서 채택 문제도 심각한 문제가 제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어제 저희가 YES24라고 하는 도서판매 인터넷업체 대표 한사람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14일 오후 3시에 회의를 열어서 증인채택을 했는데 바로 그 시간에 비행기 표를 예매를 하고는 베트남으로 출국 해버렸다”며 “이 업체대표는 정 후보자의 대학 학과 1년 선배이고 아주 막역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이 업체에 근무한 것은 국가공무원법의 겸직금지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공무원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 문제를 확증할 증인이었는데 이 증인이 사실상 도피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출석을 하지 않았는데 이런 문제 같은 경우는 후보자의 공모여부도 좀 더 심각한 문제로 제기 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정 후보의 공모의혹을 제기했다.

또 그는 정 후보가 모 업체 회장으로부터 용돈(?) 명목으로 1000만원 정도를 수수해 이른바 ‘스폰서 총장’이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우리가 얼마 전에 기억하듯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포괄적 뇌물죄 운운했던 적이 있다. 직무와 상관없고 어떤 친분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포괄적으로 그럴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국가공무원이고, 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정운찬 서울대 전직 총장이 기업체로부터 아무리 친하다고 하더라도 떡값 명목으로 1000만원씩 수수했던 것은 분명하게 큰 논란거리 중에 하나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 의원은 “30만 원, 50만 원 받아서 직위해제 되거나 처벌됐던 많은 공무원들이 있다. 주로 총리실 암행감찰반이 추석을 앞두고 600명 이상을 풀어 작은 떡값도 다 처벌하고 있는 지금의 도덕적 기준에서 과연 총리직무를 제대로 수행하실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병역기피 의혹이라든지 탈세, 위장전입 등 여느 장관보다도 더 많은 6개의 법 위반 사항들을 봤을 때 이분이 총리가 된다면 대한민국 지도자들의 도덕적 기준이 대단히 후퇴하고 국민들에게 허탈감을 주지 않을까 이런 의견들을 저희가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백 의원은 청문회 이후에도 계속해서 정 총리 후보에게 제기되고 있는 문제점들을 밝혀나갈 계획임을 알렸다.

백 의원은 “추가로 제보됐던 이야기들이 몇 가지씩 남아 있는 것 같다. 특히 첫째 날 청문회를 보신 분들 중에서 후보자를 알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몇몇 의원들에게는 핵심적인 제보들이 좀 있었다. 그러나 관련되는 자료 같은 것들이 아직 확인되지 않아서 제기하지 못한 것들이 한두 가지씩 남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그런 문제들은 이후라도 저희들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한나라당이 적격 결론을 내려, 의석분포를 볼 때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이 반대한다고 하더라도 표결에는 문제가 없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게 지금 국회 분위기”라고 답변했다.

그는 “제기되는 문제들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해내시지 못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좀 많이 흔들렸다고 하는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 많이 전해 듣고 있으며, 또 여당이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세력판도를 봤을 때도 쉬운 문제는 아닐 수도 있다”고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을 기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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