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귀국 후, 서울 곳곳 걷는 게 일과”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09-24 15: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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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안 전 의원, 서울시장 출마 뜻 간접 시사 지난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가 강금실 전 법무장관에게 패배한 이계안 전 의원은 18대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세인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의원은 지난 23일 방영된 한경 와우 TV ‘수요초대석, 만나고 싶었습니다’와의 인터뷰에서 “2004년 17대 정치에 입문하면서 출마 선언할 때 국회의원은 단 한번만 하겠다고 말씀드렸다”며 “그 약속을 지킨다는 뜻도 있고, 정치시작은 국회로 했지만 다른 일 하고 싶은 것이 맘속에 있었다”고 밝혔다.

그가 하고 싶은 일은 바로 서울시장을 뜻하는 것으로 내년에 또 다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간접시사 한 셈이다.

그는 이날 “기업, 정치, 학계 어떤 게 가장 어렵나?”라는 사회자의 물음에 “정치가 제일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작년 7월부터 1년 동안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에서 리서치 펠로우로를 공부하고 돌아온 그는 “미국에서 능력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더불어 함께하는 것, 남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지도자의 리더십은 개인의 능력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를 통합하고 사회적 약자가 된 사람에게 베푸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자동차 CEO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우리 정부가 경제문제를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에 대해 경계했다.

그는 “정부가 많은 예산을 들여 팽창예산을 짰고, 상반기에 65%를 조기집행 했다. 또 경제가 살아난 큰 이유가 수출인데, 수출능력이 있어서 잘한 것도 있지만, 환율이 좋아서 상대적으로 잘 한 부분이 있다”며 “그런 측면을 간과하면 안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급증하고 있는 정부의 빚을 어떻게 할 것인지, 또 환율의 덕이 아니더라도 진정한 의미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전문가답게 우리 경제의 문제점과 개선사항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먼저 이 전 의원은 “경제의 양극화라고 말하지만 자유경쟁시장이 자꾸 줄어드는 것 같다”면서 “과거에 이병철, 정주영 회장님 같은 분들이 거의 맨주먹 갖고 시작해서 대기업집단을 이루셨는데 지금의 젊은 기업인들이 그런 꿈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공정경쟁을 해서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시장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심각한 노사문제에 대해 “정규직, 특히 노조를 만든 사람들은 극렬하게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반면, 비정규직은 고용관계도 불안정하고 인건비도 반밖에 안 되는 이런 고용구조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구 문제와 관련, 이 전 의원은 “우리나라는 인구가 계속해서 합계출산율이 1에 가까운 나라”라며 “이런 문제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그는 “특별히 지금 일자리가 있어도 기피하고, 많은 외국 노동력을 수입하지 않느냐?”며 “우리는 노동력을 수입해왔지만 온 것은 사람이다. 인간이 온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인권문제나 사회문제가 야기 될 것이다. 이런 다문화사회를 어떻게 극복해나갈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의원은 지구온난화 문제와 관련, “우리나라 기업이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할 것인가에 대해 답을 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우리 경제가 세계 지도적인 나라가 되던지 문턱에서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결정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의 17대 국회의원의 활동사항에 대해 “어떻게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 했고, 고민도 했다. 대기업이 잘 할 수 있는 것을 집중하고,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줘야 하지 않나 걱정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CEO 출신이면서도 취약계층에 대해 특별히 관심을 표명했던 이 전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제가 사회에서 진 빚이 많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 때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개인사지만 어려서 동네에서는 공부를 잘했는데, 6학년 때 집안이 갑자기 어려워져서 더 이상 공부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당신도 형편이 좋지 않으면서도 책을 좋아하고 재주가 있는 조카인 저를 떠밀다시피 공부하게 하신 막내 외삼촌 등 친지와 이웃이 없었다면 제가 정상적으로 공부할 수 없었고 최고경영자까지 가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직장에서 평생 저의 마음의 ‘멘토’이신 고 정주영회장님과 이현태 회장님을 만나 많이 배웠고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젊은 나이에 중요한 일을 많이 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는 제가 잘나서 그런 줄 알았는데, 시간이 가고 보니까 정말 사회에 빚을 많이 졌다. 이제는 그 빚을 갚을 때가 됐다. 해서 사회적 약자라고 넓게 정의할 수 있겠지만, 여성, 장애인, 외국인 근로자, 국가유공자 등 이런 문제에 대해서 정치하면서도 많이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에 가장 관심 가지는 분야가 무엇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이 전 의원은 “지난 7월에 귀국한 뒤로 서울의 구석구석을 직접 걸으면서 보고 느끼는 것이 하는 일의 전부”라고 밝혔다.

이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 들 것임을 강력 시사 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제일 관심이 많은 것은 서울시민의 주거문제, 특히 서민 주거문제”라면서 “이제 서울에서 보통사람은 살기가 어렵게 됐다. 재개발.재건축을 많이 하는데 ‘건물은 거기 있는데, 거기 살던 사람은 어디 갔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적인 대안이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것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 그는 “지금처럼 월세 전세 등 ‘돈이 없으면 멀리 떠나가야 된다’ 식은 곤란하다”며 “엊그제 서울시가 임대 아파트를 한다고 말했고, 그 방법으로 용적률을 조정해서 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 식으로 해서라도 우리가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긴 사람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고 살던 사람들이 공동체 안에서 삶을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그의 공식 홈페이지 이름을 ‘희망 만들기’로 정한 것과 관련, “잘 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희망”이라며 “보통 말하는 국민소득이 2배로 되는 것도 잘 사는 거지만, 그보다 는 올바르게 떳떳하게 아름답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이고, 그 의미가 더 중요하다. 그런 의미의 잘 사는 나라 만드는 것, 그 과정에 낙오자가 생길 수 있는 그런 분들과 함께 더불어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것, 그렇게 하는 것이 희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런 면에서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반문하면서 “제가 배운 솜씨를 잘 써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지방행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계획을 갖고 준비하고 있다”고 거듭 서울시장 출마 뜻을 피력했다.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이 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싶다”며 “정치인이 됐으면 어떻게 마감할 것인가, 그것이 어떤 일을 해본다든지 어떤 자리를 해본다든지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어서 국립묘지에 갈 수 있을 정도로 나라를 위해 뭔가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이야 두 아들 모두 미혼 이지만, 자식들이 결혼하면 저는 인구문제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나중에 며느리를 얻으면 애를 많이 낳는 게 최고라고 말할 텐데, 많은 손주들로 부터 ‘할아버지 사랑해요’ 소리를 들어봤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바람을 피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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