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수정론 기정사실화 해놓고...”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11-10 12:53:1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이성헌 의원, 세종시 특위는 친이 반쪽 특위 한나라당 내 세종시 여론수렴 특위가 당 특위가 아니라 ‘친이 반쪽 특위’가 될 전망이다.

최근 김용태, 전여옥, 정두언 의원 등 친이 인사들이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전 대표를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에 대해 친박 이성헌 의원은 10일 “지금 친이 핵심이라는 사람들이 엉뚱하게 세종시 문제의 모든 책임을 지금 박근혜 전 대표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 정말 가관”이라며 “대통령께서도 열 번 넘게 이 약속을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었고, 또 박근혜 대표께서도 약속을 했었다. 약속을 했으니까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치하는 사람들이 양심을 두 개씩이나 달고 사는지 모르겠는데, 선거 전에는 공약을 지키겠다고 그렇게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그 선거 끝나고 나니까 지금 2년도 안 돼 가지고 양심상 도저히 그걸 할 수 없다고 이렇게 말을 한다면 도대체 그 양심은 어떤 양심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며 이같이 비난했다.

또 그는 친박으로 알려진 이계진 의원이 최근 ‘이 문제는 합의처리 해줬으니까 해줘야 한다’라는 박 전 대표의 생각은 순수한 생각이라며, 거기에 반대하는 건 아닌데 논의는 하자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계진 의원님이 국가 백년대계를 얘기하시면서 수정하자고 얘기를 하시는데 2년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이렇게 일하는 분들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운운하니까 정말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저는 그런 면에서 정말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국론이 분열되고 많은 격론이 일면서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는데 이런 소모적인 논쟁을 더 이상 끌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금 당에서 여론수렴 TF 구성을 얘기하고 있는 것에 “이미 청와대하고 정운찬 총리를 포함해서 몇 몇 사람들이 모여가지고 수정론을 기정사실화 시켰지 않았느냐? 이미 기정사실화 돼 있는데 지금 TF 만들어서 무슨 논의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이런 논의기구에서 어떤 논의를 할 수 있는지를 기대한다면 그건 지나친 이상주의”라고 평가절하 했다.

또 그는 세종시 문제에 대해 친박 의원들 가운데 일부가 2005년 통과될 때 반대했던 사실을 들어 ‘친박 의원들 중에 다른 의견을 가진 분들이 많이 나올 가능성은 없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렇게 많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17대 당시에 120명 중에서 46분이 찬성을 하고 37분이 반대를 했었다. 그 당시 투표를 많이 못했던 것은 반대하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투표를 막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46명이라는 숫자가 엄연히 찬성을 했고 합의해서 처리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정치적인 책임도 있고 지켜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 문제를 친박-친이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있지만 이건 친박-친이의 대결이 아니라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과 국민에게 했던 약속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세력의 대립”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친이 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민투표 운운하는 건 그야말로 국민을 우습게 아는 그런 생각”이라며 “이 사안 자체는 법적으로 볼 때 국민투표 사안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걸 투표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도구화 시켜서 여론조작을 통해서 다수를 이끌어내겠다는 그런 정치적인 계산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 의원은 정운찬 총리가 행정부 대신 기업을 세종시로 내려 보내는 방안을 제시한 것에 대해 “몇몇 기업들 팔 비틀어가지고 거기 가라, 그렇게 하면 현 정권에서 요구하니까 갈 수밖에 없을 수도 있다. 그런데 정권이라는 게 무한한 게 아닌데 그 기업들이 자기 이해관계 없이 가라고 한다고 해서 갈 수 있겠느냐? 정부에서 찰떡 같이 약속했던 행정부도 안 가는데 사기업들이 어떻게 갈 수 있겠느냐?”며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방식으로 모면하려고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지난번에 박근혜 전 대표가 얘기한 원안+α 이외에는 다른 대안은 없다는 말이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이 의원은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생각도 지금까지 전혀 변함이 없다, 그런 말씀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고하승 고하승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