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은 세종시 때문”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12-17 14: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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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의원 “오세훈시장 배신했다” 직격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 서울시장 경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원희룡 의원은 지난 11일 박근혜 전 대표와 단독회동을 가졌다.

원 의원은 왜 박 전 대표를 만났을까?

평소 같으면 두 사람의 회동이 뉴스가 될 일도 아니지만, 원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상태여서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원 의원은 17일 “세종시 현안 문제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여러 세력 간에 갈등하게 되면 당으로서 국정운영에도 큰 부담이 되고, 내년 지방선거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내에서 걱정들이 많다. 그런 걱정들을 전달하고 박 대표님께서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 듣고 싶어서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원안고수 입장이더냐’는 질문에 “결론적으로 그랬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2005년 당시에 아주 고뇌했던 과정, 충청도민들에게 여러 차례 약속했던 그런 과정들을 소상하게 회상하시면서 지금 와서 일방적으로 바꾸면 앞으로 어떤 공약을 국민들에게 내세워서 믿어달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소상하게 말씀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원 의원은 “아무래도 서울시장 출마를 지금 생각하고 계시니까 박근혜 전 대표한테 ‘관심 가져 주십시오’ 이런 말씀도 건네느냐”는 질문에 “모처럼 여러 가지 국가현안을 걱정하는 자리에서 제 입장을 가지고 부담 드리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다”면서도 “언론에 거론되는데 앞으로 혹시 보도되게 되면 관심 가져 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는 말을 안부차원에 말씀드렸고, 박 대표님은 그냥 웃고 넘어가셨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따로 ‘열심히 하십시오.’ 이런 격려 한마디도 없었느냐”고 재차 질문을 던지자 원 의원은 “워낙 신중하시니까, 오해 받을 말씀은 안 하시는 분”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세종시나 국가현안, 당의 미래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 굉장히 진지하고 차분하게 이야기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제 이야기는 전혀 화제의 중심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 의원은 최근 일부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친박연대와의 통합설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했다.

실제 친박 연대가 곧 당명을 바꾸어 지방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표 분산을 막기 위해서는 통합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고, 장광근 사무총장은 “내년 봄쯤에 통합이 어떻겠느냐”는 견해를 밝히고 있는 것에 대해 원 의원은 “친박연대라는 게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의 결과물로 나온 거 아니겠느냐. 비운의 출생을 갖고 있는 친박연대라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공천갈등을 치유하고 이제는 원상회복돼야 된다”고 통합논의에 긍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통합 방법론에 대해서는 “해산하는 방법도 있겠고, 아니면 당대당 통합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원 의원은 이날도 오세훈 서울시장의 시정운영방침에 대해 거침없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서울시의 각종대회들이 전시성 행사다, 보여주기 행정이라고 비판하는데 그 생각에 변함이 없느냐’는 질문에 “변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을 만나보면 전시행정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속 시원하게 해줬다는 공감대가 굉장히 많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오 시장에게 “비록 듣는 입장에서는 좀 섭섭할지 모르겠지만 시중의 비판여론을 과감 없이 표현하는 것에 불과하다. 너무 억울해 하지 마라. 택시 한번 타보라”고 권유했다.

또 그는 이번에 서울시가 스노보드 대회에 이어서 ‘빛의 아트’ 행사를 하는 것에 대해 “지금 중앙정부 지침은 모든 지자체에 경제위기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가급적 축제는 자제하거나 축소해 달라는 것”이라며 “(그래서)전국의 모든 도시들이 축제들을 모두 줄이면서 이것을 빈곤층,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고 있는데, 왜 서울시만 그렇게 해야 되는지 참 공감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전날 “광화문 보드대회, 많은 이들에게 볼거리 제공했고, 불멸의 홍보이미지를 만들었다, 시정에 대한 대안은 제시하지 않고 싸잡아서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건 선의의 경쟁을 넘어선 거다”라면서 원 의원을 강하게 비판한 것에 대해 “스노보드 대회 자체가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며 “서울시 홍보행사의 장으로 광화문 광장을 쓰는 것에 대한 비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홍정욱 의원님께서 걱정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를 하겠고, 기왕 토론이 시작됐으니까 홍 의원께서도 생산적인 토론에 더 깊숙이 참여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또 그는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가 전날 “원희룡 의원은 오세훈 시장 선거대책위원장 맡았던 분 아닌가, 그때는 잘못 보고 선거위원장 맡으셨던 거냐”고 비판한 것에 대해 “2006년에 저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젊은 의원들이 선거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했다. 보람으로 생각하고 그에 대한 책임에서 회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그런데 우리가 사람을 잘못 본 건지 아니면 사람이 항상 바뀌는 거니까 변한 건지 모르겠지만 서울시의 행정, 시정은 혼자서 독단적으로 흐르지 않았나라고 보고, 이러한 생각은 당시에 오세훈 시장 캠프에 참여했던 많은 의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광범위한 넓은 공감대가 있는 평가”라고 말했다.

심지어 그는 “어떤 자리에 가고 나면 사람들이 바뀌는 것은 모든 작고 큰 권력들의 생리라는 거는 일반적으로 알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가 믿고서 내놓았던 후보가 심하게 말하면 배신에 가까운 건데 그런 점들에 대해선 우리가 만감이 교차한다”고, ‘배신’이라는 격한 단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배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셨는데 원희룡 의원은 그렇게 안 하실 자신 있으신 거냐’는 물었고, 원의원은 “오세훈 시장을 보면서 더더욱 반면교사로 삼아야 되겠다는 다짐을 새삼스럽게 해본다”고 답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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