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전 회장 단독사면 찬반 설전

고하승 / / 기사승인 : 2009-12-30 15: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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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영 의원 “국인 우선” vs. 박선영 의원 “법치 훼손” [시민일보] 이명박 대통령이 31일자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 대한 단독 특별사면을 단행키로 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과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이 30일 서로 ‘국익’과 ‘법치’를 내세우며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주 의원과 박 의원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맞붙었다.

단독사면은 경제인으로서는 처음이고, 통틀어서도 테러범 김현희 씨 사면 이후 19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이에 대해 찬성입장을 밝힌 주성영 의원은 “벤쿠버 올림픽이 두 달 밖에 안 남았고, 또 벤쿠버 올림픽 때 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지를 확정하는 마지막 IOC총회가 열린다. 이건희 회장이 유일한 IOC위원이다. 문대성 선수위원이 있긴 하지만, 동계올림픽 총회에서 활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불문가지가 아니겠느냐, 그래서 한사람에 대해서 특별한 사면을 단행한 것이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주 의원은 “참여정부 때보다도 상대적으로 비교해보면 이명박 정부가 사면권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큰 논란을, 국민들로부터 비판을 받는 면이 좀 적기도 하고, 또 이번에도 경제계에서는 수십 명을 건의하했만 한 명에 대해서만 사면권을 행사했다”며 “사면권을 제한해야 된다는 여론이 대통령의 결정에 반영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단독 특별사면이)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은 아니라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번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은 우리 국민적인, 국가적인 필요에 의해서 특별사면권을 행사한 측면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사회자가 ‘국익을 위해서 사면할 수 있다, 여기까지 동의를 한다고 치더라도 그러면 국익의 기준은 어디까지인가 이것도 참 모호하다’는 지적에 대해 “참여정부 때 빈번한 사면으로 국민들의 질책을 많이 받았다. 자기 주변의 측근들을 다 사면해주고, 재판이 끝나기 무섭게 사면되고 이렇게 한 예가 빈번해서 국회에서 사면권을 제한했다. 지금 현재 이명박 정부가 그런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대부분 평가하고 있지 않나,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선영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박 의원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법치주의라는 큰 틀에서 봐야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고, 모든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어야 된다. 법도 한 사람을 위한 법은 만들 수가 없게 되어있다. 사면도 마찬가지다.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 KAL기 폭파범이었던 김현희 씨 같은 경우에 형 집행 면죄를 해준 거다. 이렇게 한 사람을 단독으로 특히나 경제인을 선정해서 특별사면하고 그리고 단독복권을 시킨 이런 예는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법치주의라는 관점에서 보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판결문에 잉크도 채 마르지 않았는데 이런 식으로 사면하면 입으로는 법치를 외치면서 행동으로서는 법치를 훼손하고 정면에서 도전하는 이런 반조치를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점잖게 꼬집었다.

또 그는 “지금 사면법을 개정해서 사면위원회를 구성해서 하도록 되어있지만, 이 정부는 어떻게 된 게 사면위원들의 명단도 공개를 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사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공개 안 한다 하더라도 사후에는 반드시 위원회의 구성원을 공개해야 되는데 그것도 하지 않는다”며 “그런 것은 무엇을 말하느냐? 떳떳하지 못하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또 그는 ‘국익’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법원에서 재판할 때도 국익에 대해서는 굉장히 엄격하게 해석을 한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고 비난했다.한편 김진선 강원도지사는 이 전 회장의 단독특별사면을 환영하고 나섰다.

짐 지사는 같은 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최종적으로는 평창과 독일 뮌헨이 서로 경쟁을 할 것이란 전망을 많이들 하고 있다”며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특별 사면이, 평창이 동계올림픽 세번째 유치 도전에 아주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IOC위원으로서 좀 무게 있는 중진 인사고, 거기에다가 삼성그룹이 IOC의 톱 스폰서다. 아주 중요한 스폰서 중의 하나다. 그래서 평상시에 국제 스포츠계, 또 IOC 위원들과 상당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는 측면에서는 아주 큰 도움이 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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