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협상 할 수 없는 여당은 식물집단이었다"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1-04 16:4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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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중앙대교수 비판 [시민일보] "여당은 (4대강) 협상 자체를 할 수 없는 식물집단이었다."

이는 보수대논객 이상돈 교수가 지난 연말 4대강 사업 예산안이 4250억원이 삭감된 가운데 한나라당에 의해 단독 강행처리 된 것을 비판하는 말이다.

이 교수는 4일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상 정부 원안대로 통과된 것이고, 예상했던 것이다. 여당은 어찌 되었든 의견이나 권한이 없다고 느껴진다. 모든 것이 청와대의 뜻대로 진행이 된 것”이라며 이같이 한탄했다.

이어 그는 “이것은 청와대가 쳐놓은 일종의 성역, 말하자면 운하를 만들기 위한 성역이고 여당은 거기에 대해서 전혀 협상할 수 있는 여지가 없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국회에서 한나라당이 다수결로 밀어붙이고, 정당성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일단 국회가 다수결로 예산을 통과 시켰으니까 4대강 사업은 정당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고, 그런 말을 들으면 ‘아 그런 가보다’하고 솔깃해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국회의 다수결이 항상 맞는 게 아니다. 김영삼 정부 말기에 무리하게 통과시킨 노동관계법은 그냥 좌초되고 말았고, 노무현 정권 당시에 무리하게 통과시킨 사학법도 비슷한 운명을 맞았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국회의 1/3을 넘어서 통과된 탄핵 소추안은 결국 역풍이 불어서 한나라당이 그냥 거덜이 났지 않았느냐? 국회 의석을 믿고 무리하게 되면 그런 역풍이 불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국회에서 통과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국민적인 정당성을 확보한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이번 4대강 사업은 중요한 법적 절차를 아예 무시한 일종의 불법 사업이기 때문에 과거의 환경 소송의 하자가 10 정도라면 이거는 100, 1000 정도의 하자가 있는 것”이라며 “국회에서 예산을 지원했다는 것이 법적인 하자, 위법성을 보완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른바 ‘어용학자’들에 대해서도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이 교수는 “정부의 4대강 사업의 논리가 취약하다는 것은 정부 산하 연구 기관들이 최근 몇 년 동안 내놓은 여러 가지 연구 결과물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국토부와 환경부 산하 연구 기관은 최근 몇 년 동안에 하천을 자연친화적으로 복원해야 한다. 또 하천의 보를 허물어서 강물이 흘러야 하고 하천에는 모래가 많아야만 생태가 보전된다. 그런 연구 결과가 정부 산하 연구소에서 많이 나왔다. 그런 연구 보고서가 널려 있는데 별안간 4대강 본류를 준설해서 뒤집어엎고, 댐을 세운다고 말을 바꾼 거 아니냐?”며 “이런 진실을 벗어난 연구자들의 부화뇌동, 이런 것들도 우리가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UN개발 계획에서는 4대강 사업을 대표적 녹색 사업이라고 높게 평가한다, 프랑스 파리 재개발 프로젝트를 맡은 분도 4대강 사업이야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녹색 사업이라 평가했다. 외부에서는 좋다고 하는데 우리는 너무 평가가 인색하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정부가 제공한 일방적인 자료, 정보를 듣고서 지나가는 말로 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한동안은 우리 정부가 두바이만 따라가면 된다고 했는데 두바이 파산한 거 다 아시는 거고, 그런 것은 별로 신빙성이 없는 평가들이다. 진정한 사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하는 이야기”라고 평가절하 했다.

이 교수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등 친박계 의원들 상당수가 4대강 사업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찬성표를 던진 것에 대해 “현 단계에서 4대강 사업에 박근혜 대표나 친박계 의원들이 거부권을 행사할 거 같으면 그냥 정국이 파국으로 가는 거다. 세종시 문제나 지방선거를 앞두고서 그것은 너무나 위험부담이 컸기 때문에 4대강 사업은 그냥 침묵하기로 한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해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 교수는 정부가 오는 11일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하는 것에 대해 “현 정부, 특히 청와대는 굉장히 독선적이다. 독선적인 경우 결국에는 꺾인다”며 “어떠한 대안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방적인 국정 기조를 가지고서 이걸 얼마나 지탱이 될 수 있을까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50% 대에 가까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에 대해 “여론 조사라는 것이 신빙성이 얼마나 있느냐 하는 것, 그걸 챙겨봐야 한다”며 “한국의 여론 조사는 이미 신뢰성을 상당히 상실한 게 아니냐”고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덕담을 한마디 해달라는 사회자의 말에 “중요한 것은 아집과 독선을 버려야 한다.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만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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