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품은 이동국, 확 달라진 움직임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1-19 11: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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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戰 넓은 활동 범위 보이며 수비진 괴롭혀 잔뜩 독을 품었던 '라이언 킹' 이동국이 달라졌다.

허정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8일 밤(한국시간) 스페인 말라가의 에스타디오 시우다드 데 말라가에서 열린 핀란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오범석(26. 울산)과 이정수(30. 가시마)의 연속 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남아공을 떠나 스페인에서 경기를 치른 한국은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가상의 그리스' 핀란드를 상대해 기분 좋은 승리를 낚았다.

특히, 지난 14일 남아공 프로팀인 베이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006년 2월 15일 멕시코와의 평가전 이후 무려 1430일만에 국가대표선수로서 골 맛을 본 이동국(31. 전북)의 움직임이 확연하게 달라진 모습이다.

허정무 감독(55)에게 "기대는 하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하다"라는 쓴 소리를 들었던 이동국은 이 경기에서 골 맛은 보지 못했지만, 넓은 활동 범위를 움직이며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경기 시작 직후 이동국은 위협적인 헤딩슛으로 핀란드의 수비진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핀란드가 주도권을 잡고 있던 전반 중반에는 위협적인 중거리슛으로 경기의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고, 전반 29분에 골에 가까운 헤딩슛까지 터뜨리며 잔뜩 움츠려 들었던 동료들의 사기를 일깨웠다.

비록 풀 타임 활약하고도 골 맛을 보지 못한 이동국이지만, 자신의 달라진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준 90분이었다.

2009시즌 K-리그에서 20골을 뽑아 득점왕에 올랐던 이동국은 지난해 대표팀에 복귀한 이후 아직까지 A매치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A매치 6경기의 무득점은 분명 실망스러운 결과물이지만, 이동국은 핀란드와의 경기에서 앞서 5경기와 다른 몸놀림으로 허정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이동국의 자리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됐던 김신욱(22. 울산)과 하태균(23. 수원)은 경쟁상대가 되지 못했다.

결국, 이동국은 자기 자신과의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해야만 1988프랑스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이동국은 '기회의 땅' 스페인에서 다시 한번 기대감을 갖게 할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남은 것은 스스로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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