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가 오락가락해 신뢰 추락”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1-19 12:3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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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박 의원들, 정 대표 비판...‘분당’ 언급에는 “배은망덕” [시민일보] “당대표가 현재까지 당론인 원안추진을 두고 수정안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안 맞는 것이고, 당대표의 원칙이 왔다 갔다 하니까 당의 신뢰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유정복 의원)

“10월 재보궐 선거에서 ‘우리는 원안대로 간다. 원안이 당론이다.’ (정몽준 대표가)그렇게 분명히 말씀을 하셨다. 그런데 3개월이 지났다. 지금 원안이 아니다, 수정해야 된다, 이렇게 해서 국민들로부터 한나라당이 신뢰를 잃게 되면 큰일이다.”(이정현 의원)

세종시 수정안 문제와 관련 한나라당 내 친박계 의원들은 19일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처럼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유정복 의원은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정몽준 대표를 향해 “당대표는 당에 정해진 당론의 입장에서 말해야만 혼란이 없는 것이고 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지 않는 부분이 되는데 원안추진이 당론이라고 하고 또 수정안을 개인적으로 주장한다면 이게 원칙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정 대표와 박 전 대표의 ‘권력 갈등 시발’이라는 해석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는 세종시 문제뿐만이 아니라 모든 정책들에서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자신의 정치철학과 소신에 따라서 행동을 해왔지 어떤 사안을 갖고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유리하고 불리하고 할 것이냐는 그런 입장에서 판단하지 않는다”며 “세종시 관련해서 우리가 보면 일관된 입장을 갖고 있었지 한 번도 말을 바꿔본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특히 그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분당’을 운운한 것에 대해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듯한 지나친 표현”이라며 “소신을 갖고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명확히 밝히고 또 당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킴으로서 신뢰를 얻고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사랑받고 지지받도록 초지일관 노력하는 그런 사람에게 분당이니 탈당이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경우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는 친박 온건파 이계진 의원이 무기명투표를 주장한 것에 대해 분명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유 의원은 “이 예민한 정치현안에 대해서 소신을 갖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 정치정도”라며 “이러한 정치를 통해서 민주주의가 발전한다”고 주장했다.

공개투표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정치 현안에 대해서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되면 앞으로 모든 정치현안에 대해서 이런 주장이 나오게 될 것이고 정치는 장막 속에 가려진 비밀정치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이 될 수가 있다”며 “국회의원이 그 장막 뒤에 숨어 있는 소신 없는 정치인이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무기명 비밀투표 방식에는 찬성하지 않는다. 박근혜 전 대표도 같은 입장인 것으로 저는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국회를 설득하겠다’고 밝힌 정운찬 총리를 향해 “세종시를 보는 시각이 지극히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총리와 박 전 대표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만나는 것 자체를 일부러 반대할 이유가 어디 있겠느냐”면서도 “그러나 정 총리는 이 문제 해결의 당사자가 아니다. 이 법이 제정될 때 관여한 바도 없고 의견을 낸 바도 없었다. 이것은 정치권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인데 총리가 행정의 비효율성만을 일방적으로 내세우면서 이 문제를 밀어붙이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 큰 거리감이 있고 더군다나 며칠 전에는 총리께서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되면 나라가 거덜 날 거라고까지 말하는, 정말 총리로서는 할 수 없는 심한 말까지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무슨 만남의 의미가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면 박 전 대표는 응할 생각이 있겠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유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 대통령께서 면담제의가 있을 때마다 박근혜 전 대표께서는 마다한바가 없다”면서도 “이미 다 알려진 대로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 두 분이 갖고 있는 문제는 내용을 모르고 이해부족에서 오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것이 더 중요하냐는 기본 인식과 정치철학이 매우 다른 상황에 있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만나서 과연 해결점을 찾겠느냐”고 역시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같은 날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문제는)한나라당 존립과 관계된 것이고 정권과 관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정론자들이 ‘수도분할’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엉터리 같은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지금 서울 중앙청은 종로에 있다. 그런데 제 2종합청사는 경기도 과천에 가 있다. 그리고 제 3청사는 대전 서구에 가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와 대전에 있는데 지금 그 사람들 표현대로 현재 수도가 분할되어 있느냐? 그래서 총리 말씀대로 나라가 거덜 났느냐? 대 혼란이 왔느냐? 전혀 그렇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과천에 있는 종합청사를 편의상 지금 대전에 가까운 공주 쪽으로 옮기자는 것이고 그것은 여야가 합의를 해서 특별법까지 만들었고, 5조 5000억씩이나 쏟아 부어서 5년 동안 추진해왔고, 한나라당의 당 대표를 포함해서 모든 당직자들이 전부다 이대로 한다고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총 선거, 보궐선거, 경선 때마다 하나같이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그걸 바꾸면 되겠느냐”고 쏘아 붙였다.

또 그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분당’을 거론한 것에 대해 “홍준표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서 소위 친이라고 하시는 분들, 소위 주류라고 하시는 분들은 분당이다, 누구 나가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2004년도에 한나라당이 완전히 바닥으로 가라앉아서 다 죽어갔다. 지지율 7%였고 당선 가능성 2명밖에 없던 그런 절박한 시절이 있었다. 18일 남겨놓고 박근혜 대표 찾아가 ‘당 살려 달라’고 했다. 그 때 박근혜 대표가 어떻게 했느냐? 국민 앞에서 108배를 하면서, 108번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면서, TV에 나와서 눈물로 간절히 호소하면서 마지막으로 한번만 기회주면 한나라당 변하겠다, 달라지겠다, 바른 정치하겠다, 이렇게 해서 살려놓은 한나라당인데 지금 와서 박근혜 대표 보고 나가라고, 이제 비주류에서 주류됐다고 비주류에 대해서는 이런 식으로 하면 되느냐? 한마디로 말해서 배은망덕”이라고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또 친박 온건파 이계진 의원이 무기명비밀투표를 제안한 것에 대해 “무기명으로 하게 되면 자신을 숨기는 것인데, 소신껏 당당하게 떳떳하게 이름을 대놓고 표결을 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친박 쪽에서도 수정에 찬성하는 사람이 있는데 박 전 대표 눈치 보느라고 찬성하기 힘들다, 따라서 무기명 투표로 하자는 것 아니냐’는 해석에 대해 “지금 박 대표에게 무슨 힘이 있느냐? 박근혜 대표는 계파정치를 하지 않기 위해서 경선 때도 자기가 다 살려놨고 칼맞아가면서 당선 시켜놓은 사람들에게 한 번도 도와달란 소리 안했다. 그래서 다 다른 쪽으로 가지 않았느냐? 그런 계파정치하지 않았는데 지금 와서 무슨 계파정치를 한다고 그러겠느냐? 그것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이계진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 ‘김재원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거듭 무기명비밀투표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에 대해 본회의에서 여냐 야냐, 수도권이냐 비수도권이냐, 충청권 의원이냐 비충청권 의원이냐, 당내에 친이파냐 친박파냐, 이런 배경을 가지고 눈치를 보고 찬반을 이야기하는 논쟁이 계속된다면 이건 끝이 없다”며 “세종시 수정안을 본회의에 부쳤을 때 무기명, 비밀투표로 해서 299명 개개인이 자기만의 판단에 따라서 투표할 수 있도록 하자”고 주장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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