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기영 사퇴, MB정권 노림수?

김유진 / / 기사승인 : 2010-02-09 18:3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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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앞두고 與 유리한 방송 만들려는것""" 민주당 천정배의원 맹비난

[시민일보] 엄기영 MBC 사장의 사퇴표명을 둘러싸고 그 배경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천정배 의원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에 유리한 방송 만들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천정배 의원은 9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방문진의 이명박 대통령 친구들은 쾌재를 부르면서 MB정권의 하수인을 MBC 사장으로 앉힐 것”이라면서 “그렇게 함으로써 MB정권이 MBC를 MB의 나팔수, 어용방송으로 만들려고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엄기영 사장의 사퇴 배경에 대해 “방문진 이사들 중 한나라당 추천 이사들이 엄기영 사장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기들 입맛대로 MBC 이사들을 선임했는데 이것은 한마디로 엄기영 사장을 바보 취급한 것”이라며 “그래서 바보로 남기 싫은 엄 사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사 선임은 방문진의 권한’이라는 방문진의 주장에 대해 그는 “우선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옳은 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1988년 이후 MBC 이사선임을 쭉 해왔는데 늘 사장이 추천한 인사를 이사회가 추인하는 방식으로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서도 그렇게 했는데 그렇게 하는 것이 MBC 방송의 독립성, 자율성을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엄 사장이 결사반대 하는 사람들을, 몇 개월 동안 반대했던 사람들인데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이명박 정권측이 임명한 방문진 인사들이 MBC 인사에 직접 개입한 것”이라며 “이로써 MBC는 MB 정권의 직접 통제 하에 들어간 상황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천 의원은 “특히 보도국장은 그야말로 보도를 책임지는 분인데 그 분 지휘하에 모든 뉴스가 제작되고 방송되는 것”이라며 “엄기영 사장이 자신의 반대를 무릅쓰고 선임된 보도국장과 같은 이사들, 한편으로는 이사이지만 한편으로는 엄사장의 부하직원인데 이런 사람들을 지휘통솔해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질타했다.

그는 “낙하산이 됐든 아니든 간에 중요한 것은 이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장이 들어설 것”이라며 “벌써 이야기가 무성한데 그 사장도 역시 이번에 이사들을 뽑은 방문진에서 선임하게 돼 있으니 누가 오든 이명박 정권의 입맛에 맞는 사람, 그래서 한나라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이 정권의 비리나 치부를 숨겨 줄 사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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