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별(19. 연수여고)과 박승희(18. 광문고)는 21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퍼시픽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중국의 저우양(19)에게 밀려 은, 동메달에 머물렀다.
지난해 4월 대표 선발전을 통해 뽑힌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대표팀은 예년에 비해 전력이 다소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월드컵 대회에서도 드러났다. 여자 대표팀은 2009~2010시즌 월드컵 1차~4차 대회에서도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여자 대표팀이 2009~2010시즌 월드컵 대회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은 두 번 뿐이다.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 1500m와 1000m에서 이은별과 조해리(24. 고양시청)가 각각 금메달을 차지한 것이 유일했다.
여자 대표팀은 3000m 계주에서도 월드컵 1차 대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4차 대회에서도 중국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여자 대표팀의 금메달을 좌절시킨 것은 대부분 중국이었다. 에이스 왕멍(25)과 저우양(19)을 앞세운 중국 앞에서 여자 대표팀은 번번이 무릎을 꿇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대표팀의 각오는 대단했다. 혹독한 체력 훈련으로 자신감을 쌓은 여자 대표팀은 "반드시 중국의 벽을 넘어보이겠다"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국에 운이 따르는 듯 했다.
금메달이 유력시됐던 왕멍이 준결승에서 실격 처리를 당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였던 쑨린린(22. 중국)도 조 3위에 그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중국 선수들 중 결승에 오른 것은 저우양 뿐이었다. 팀플레이를 이용한다면 저우양을 밀어내고 금은동 싹쓸이를 노릴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중국의 벽은 높았다.
레이스 초반 하위권에 쳐져 있었던 저우양은 스피드를 높인 뒤 이은별과 레이스 초반 선두를 달리던 박승희를 크게 제치고 손쉽게 금메달을 가져갔다.
취약 종목인 500m에서도 금메달은 중국의 몫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조해리와 이은별, 박승희가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한 반면 중국의 에이스 왕멍은 금메달을 거머쥐며 강자의 면모를 뽐냈다.
한국은 1500m 은메달과 동메달을 나란히 따내며 여전히 '쇼트트랙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최대 목표였던 '중국의 만리장성 넘기'는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여자 대표팀이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3000m 계주다. 한국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이후 여자 3000m 계주 금메달을 놓친 적이 없다. 여자 대표팀은 선배들의 업적만은 이어가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3000m 계주 금메달도 중국의 벽을 넘어야 가능한 일이다. 500m와 1500m 금메달을 중국에 내준 여자 대표팀은 다시 한 번 최대 목표인 만리장성 넘기에 도전해야 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