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31일부터 시작되는 2009~2010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KCC와 모비스가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했다. 양 팀의 전력이 백중세라 우승의 향방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추일승 MBC ESPN 해설위원은 "박빙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차전까지 갈 확률이 높다. 포지션 별로 전력상 큰 차이가 없다"며 "체력적으로는 모비스가 유리하지만 KCC의 상승세가 매섭다"고 예측했다.
박수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당초부터 KCC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면서도 "그러나 하승진의 합류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그는 "적어도 6차전까지는 갈 것"이라고 쉽지 않은 승부를 예상했다.
KCC와 모비스의 싸움에 대해 최인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모비스는 포지션 별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그만큼 기복이 적다"라며 "KCC는 반대로 기복이 심하다. 흔들리면 한없이 무너지지만 한 번 폭발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고 역시 확실한 예측이 힘들다는 입장을 보였다.
▲ 전태풍 vs 양동근, 가드 대결의 승자는?
전문가들은 관심을 모으는 양 팀의 가드 대결에서 KCC가 조금 앞선다고 내다봤다. KCC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한국 농구에 빠르게 적응, 기량이 몰라보게 향상된 전태풍이 버티고 있다.
박수교 위원은 "KCC의 전태풍이 플레이오프에서 한국 농구에 잘 적응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풀어나갔다"며 "전태풍의 개인기가 최정상이라는 것은 이견이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KCC의 외곽포도 전태풍의 손에서 나온 것이 많다"고 설명했다.
"모비스의 양동근도 좋은 가드고 수비도 열심히 한다. 그러나 반칙도 많다"고 말한 박수교 위원은 "양동근이 개인기가 좋은 전태풍을 막기는 힘겨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최인선 위원도 가드 대결에서는 양동근이 쉽지 않은 싸움을 해야할 것이라며 "전태풍은 파워와 개인기에서 모두 앞선다"며 "4강 플레이오프에서 KT의 신기성은 후반 체력이 떨어져 전태풍에게 당했다. 양동근이 그 정도로 심하게 당하지는 않겠지만 역시 상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KCC가 투가드 시스템을 가동할 경우 모비스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양동근은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한 추일승 위원은 "하지만 슈팅가드에서는 김효범이 있는 모비스 쪽이 무게감이 있다"고 덧붙였다.
▲ 골밑 싸움, 하승진 합류 여부 변수될까?
추일승 위원과 박수교 위원은 골밑 싸움에서 KCC 하승진의 합류 여부가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일승 위원은 "KCC에 하승진이 합류하면 스피드는 다소 떨어지지만 골밑에서 우위를 점하게 된다. 하승진이 합류할 경우 모비스는 외곽 공격이 살아줘야 승산이 있다"며 "하승진이 없으면 함지훈이 있는 모비스가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우승의 향방이 하승진의 합류 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한 박수교 위원도 하승진이 출전하면 모비스는 외곽 공격에 의지해야 한다며 "외곽슛이 난조를 보이면 함지훈에게 공격이 집중되는데 함지훈은 하승진을 당해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수교 위원은 하승진이 출전하지 못하면 모비스가 높이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것에 추일승 위원과 의견을 같이했다. 박수교 위원은 "모비스의 던스톤이 잘해주고 있고, KCC에 함지훈을 막을 선수가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체력적인 부분의 차이도 하승진의 합류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박수교 위원의 의견이다.
그는 "하승진이 출전하면 모비스는 더블팀을 외국인 선수와 하승진 두 명에게 모두 들어가야 해서 체력적이 부담이 커진다"고 하승진의 합류 여부가 많은 것을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인선 위원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하승진의 부상 공백이 길었다면서 "큰 경기에서 이 정도의 공백은 타격이 크다. 레더가 4강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자리를 잡은 상태라 하승진의 복귀가 큰 변수가 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 특이한 일정, 시리즈 변수 될까?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흥행을 이유로 특이하게 일정이 잡혔다. 1차전 후 이틀을 쉬고, 다음달 3일과 4일 연전을 치른다. 선수단은 2, 3차전을 치르기 위해 하루 사이에 울산에서 전주로 이동해야 한다.
추일승 위원은 "타이트한 일정이 이번 챔피언결정전의 변수다. 체력적인 문제 때문에 선수들이 본인들의 기량을 얼마나 발휘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면서 "체력적인 문제가 승패를 판가름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모비스가 유리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한 추일승 위원은 "하지만 KCC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여지를 뒀다.
최인선 위원은 다른 의견이었다. 최인선 위원은 "양 팀이 똑같이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이런 일정이 어느 한 쪽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KCC가 6강 플레이오프부터 올라왔지만 5차전까지 가는 혈전을 치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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