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왔지만,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이 시작된 지난 26일부터는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는 등, 마음을 쉽사리 다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허 감독이 찾은 돌파구는 다름아닌 '독서'다.
허 감독은 평소 바둑과 더불어 독서를 즐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팀을 맡은 뒤 비행기로 장거리 원정에 나설 때도 잠을 자는 대신 독서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고사성어를 빗대어 상황을 표현하는 재치도 독서로 쌓은 내공에서 비롯된 것이다.
틈이 날 때마다 제자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허 감독은 지난 22일 일본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두 권의 책을 준비했다. 제목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와 '따뜻한 카리스마'다.
1986년 미국의 경제주간지 '포춘'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마피아 보스 50인' 중 18위에 선정됐던 마이클 프란시스가 지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라'는 기업 비즈니스 구조를 마피아 조직과 비교, 분석하며 과연 어떻게 성공에 이를 수 있는가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프란시스는 이 책에서 자신의 경험을 직설적인 표현으로 구술하며 성실함과 효과적인 협상을 통한 조직관리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지 설계 전문가 이종선씨가 쓴 '따뜻한 카리스마'는 효과적인 이미지 관리를 통해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노하우를 설명하고 있다.
책은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과 그들의 공통적인 이미지 요소 분석과 더불어 닮고 싶은 리더의 일반적인 사례를 제시, 이미지의 힘을 비즈니스에 연결시키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두 책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이라는 확고한 목표를 갖고 팀을 경영하고 있는 허 감독이 현 시점에서 과연 어떻게 선수들을 이끌지 고민하는 모습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최종명단 발표를 이틀 앞둔 현 시점에서 과연 26명의 선수들 중 3명을 어떻게 추려낼 것인지, 이 선수들을 어떻게 이해시킬지에 대한 고민, 23명의 선수단과 함께 16강으로 가기 위한 적절한 팀 운영 및 선수배분 등에 대한 해답을 얻으려는 마음도 드러난다.
성공을 위한 조언이 담겨있는 두 권의 책이 과연 허 감독이 가진 고민을 털어내는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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