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감독은 10일 오후 11시(이하 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겔벤테일 경기장에서 가진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 훈련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제 선수들에게 그리스전 승리를 강조하기보다는 심리적 안정을 돕는 시점이다"고 말했다.
그리스는 남아공 입성 전 가진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 스피드 부족 및 수비불안을 드러내며 1무1패의 성적을 거뒀다. 또한, 주전 수비수 에반겔로스 모라스(29. 볼로냐)가 부상으로 12일 오후 8시30분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펼쳐질 한국전에 출전할 수 없는 등, 팀 분위기도 다소 가라앉은 모습이다.
한국으로서는 흔들리는 그리스의 모습에서 승리를 예감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허 감독은 "감이라는 것이 모두 맞을 수는 없는 일"이라며 신중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있다면, 좋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결과는 누구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원하는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리스전에 임하는 각오는 흔들림이 없음을 드러냈다.
이날 훈련에서 허 감독은 왼쪽 측면 풀백으로 서왔던 이영표(33. 알 힐랄)를 오른쪽으로 이동시켰고, 기존 4-4-2에서 4-2-3-1 전형으로 변화를 시도하는 등 그리스전 윤곽을 드러냈다.
일부에서는 이영표의 위치 변화가 그리스 공격의 핵심으로 평가받는 게오르기오스 사마라스(24. 셀틱)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사마라스가 왼쪽에서 주로 활약하는 것은 맞지만, 중앙으로 이동하기도 하는 등 고정된 위치를 가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고 말한 허 감독은 "이영표는 어느 위치에 서도 제 몫을 다할 수 있는 선수다. 나머지 풀백으로는 차두리(30. SC프라이부르크), 오범석(26), 김동진(28. 이상 울산) 등이 있는데, 누구를 선발로 쓸 지 생각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형 변화에 대해서는 "그리스가 한국전에서 스리백으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상대 전력 분석을 통해 얻은 결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월 남아공 전지훈련 기간 포트 엘리자베스를 방문한 적이 있는 허 감독은 "(포트 엘리자베스에 입성해)나나 선수들 모두 기분이 상당히 좋은 상태다. 사실 바람이 셀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좋은 편"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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