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전대, ‘MB세대’ 출마에 냉담

고하승 / / 기사승인 : 2010-06-16 11: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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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표 불출마에는 안타까움 토로 [시민일보] 7월 중순에 실시될 예정인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근혜 전 대표와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세대교체론’을 앞세운 소장파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를 전망이다.

하지만 정두언 의원 등 이른바 ‘MB세대’라고 불리는 소장파들의 출마를 바라보는 당내 시각은 냉담하다.

특히 박 전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안타까워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한구 의원= 이한구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박 대표가 (당 대표를)맡아준다면 청와대로부터 당이 어느 정도 독립돼서 움직일 수 있겠다 하는 믿음을 줄 수 있어서 여러 가지 그런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그렇게 되질 않고 있다”며 “청와대나 주류 쪽에서 적극적으로 박 대표를 도와주겠다고 하는 그런 인식의 전환이 안 돼 있는 상황에서는 대표 맡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고 16일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4일 말한 세대교체가 차기 대선의 구도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일리 있는 해석”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그는 “청와대의 세대교체 언급이 있은 뒤에 정두언 의원이나 측근세력들이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환경을 보면서 선거패배에 대한 책임의식 같은 것도 별로 안 갖고 있구나 하는 그런 생각을 갖게 만들고, 세대교체라고 하는 게 약간은 생뚱맞은 그런 얘기”라며 “지금 나오는 사람이 청와대 말을 잘 듣는 ‘MB세대’다. 국민들 눈에 이게 편견이나 오만, 또는 눈속임으로 인식되지 않을까, 그게 지금 걱정되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주류 친이계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며 “이번 지방선거를 주도한 게 거기고, 또 지난 2년 간 국정운영 책임을 청와대하고 같이 져야 되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책임져야 될 사람이 계속 나타나면 한나라당이 쇄신하겠다고 하는 약속이 이게 진실성이 있느냐”며 “특히 정두언 의원의 경우는 지금 우리가 심판 받고 있었다고 보는 4대강 문제나 세종시나 또는 미디어법이나 이런 데 대해서 정부에 대해서 쓴소리를 한 적은 없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성식 의원= 소장파 김성식 의원은 같은 날 불교방송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친이 주류계가 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런 측면에서 친이 주류계가 다시 전면에 나서는 형태가 된다면 그거야말로 과연 당이 미래지향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지, 화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친이 주류 출마 반대’의사를 우회적으로 표명했다.

그는 ‘전당대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이 등장해야한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우선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할 말을 할 수 있고, 끌려 다니지 않을 수 있는 그런 지도자들”이라고 답변했다.

이른바 ‘MB 세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박 전 대표의 전대 불출마선언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김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출마해서 당대표를 맡는 게 좋은 게 아니냐, 뭔가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그런 이야기들도 많은 의원들 사이에서 이야기가 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민심이다. 이번 전당대회가 앞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당이 바뀌고 그동안 친이, 친박의 갈등을 넘어서는 초계파적인 당 운영이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어야하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국민의 입장에서 나름대로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시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자신이 출마하면 계파간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고, 현재 구도에서 당대표로서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생각인 것 같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그렇게 우려하시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하면서 “그래서 말을 아끼는 상태에서 여러 가지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박근혜 추대론’에 힘을 싣는 뉘앙스의 발언을 남겼다.

◇홍사덕 의원= 홍사덕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서두원의 SBS전망대’와의 인터뷰에서 “6.2 지방선거 결과에 담긴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대통령은 국정 수행방식, 일방적인 방식을 바꾸고 당은 화합해라. 안 그러면 2년 뒤에는 여소야대가 되어서 아주 식물 정권이 될 것이고 5년 만에 다시 정권을 내놓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런 아주 준엄한 메시지였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아서 화합할 수 있는 얼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는 당 대표라는 게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되는 평양감사 자리와는 다르다”며 박 전 대표가 대표를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는 점을 밝혔다.

특히 그는 박 전 대표를 만나 직접 설득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4일 라디오연설에서 한나라당이 젊고 활력 있는 정당으로 변모해야 한다고 밝혔고,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당 내에서 세대교체론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번 지방선거의 참패 원인을 놓고 진단과 처방은 달라졌구나. 그런 느낌”이라며 “가령 정몽준 대표와 정운찬 총리가 너무 늙어서 표를 안 준 것은 아니지 않느냐. 당내 화합을 하고 국정 수행방식을 바꾸라는 게 국민들의 뜻인데 당이 젊어지는 것은 좋지만 처방으로는 진단과는 전혀 동떨어진 처방을 내놓았구나, 그런 느낌”이라고 꼬집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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