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55)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7일 밤 8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B조 2차전을 치른다.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 2-0의 기분 좋은 승리를 차지한 한국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B조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를 상대하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의 열세가 전망되는 가운데 무승부를 통한 승점 1점을 따낼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한국이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할 경우 이번 대회에서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이 사실상 일찌감치 확정될 수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것만은 분명하다.
무승부를 거둬 승점 1점이라도 획득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능성이 더욱 높은 승점 획득의 방법이다.
이에 한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에 뒤이어 열리는 그리스와 나이지리아의 결과는 더욱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의 경기에서 상당한 전력을 보여준 나이지리아가 그리스를 꺾을 경우 B조의 16강 다툼은 좀처럼 결과를 예상하기 어려운 접전의 양상으로 전개된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숨막히는 접전을 펼치며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허정무 감독과 23인의 태극전사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나이지리아와의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는 그리스의 선전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과의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졸전을 펼친 그리스는 자국언론으로부터 오토 레하겔 감독(72)의 경질설이 대두되는 등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이같은 불명예를 떨치기 위해서라도 레하겔 감독과 선수들의 분발이 절실한 그리스다.
그리스가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승리하거나 무승부를 거둘 경우 한국의 16강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그리스가 2차전을 승리한 뒤 아르헨티나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를 경우, 한국은 사실상 16강 행이 좌절된 나이지리아를 상대하기 훨씬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동안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아프리카 선수들의 특성상 16강이 좌절된 나이지리아라면 선수들이 3차전에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리스와 나이지리아가 무승부를 거둘 경우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최소 무승부만 거두더라도 16강 진출이 확정된다. 단,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다득점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가정에서다.
월드컵에서 순위결정은 승점이 가장 우선되며, 승점이 같을 경우에는 골득실과 다득점, 승자승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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