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스포츠전문매체인 'ESPN'은 20일(한국시간) "나이지리아의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24. 알라냐)가 그리스전에서 상대 선수를 향한 폭력적인 행위로 퇴장당한 뒤 살해 위협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17일 블룸폰테인의 프리 스테이트 경기장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2차전에서 나이지리아는 그리스에 1-2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시작 16분 만에 터진 칼루 우체(28. 알메리아)의 선제골로 앞섰던 나이지리아는 전반 33분 카이타가 퇴장당한 뒤 주도권을 내줬고, 결국 그리스에 2골을 내주고 역전패를 당했다.
카이타의 퇴장은 승리를 향해 가던 나이지리아에 사실상 찬 물을 끼얹은 꼴이 됐고, 이로 인해 2패를 떠안은 나이지리아는 16강 진출 가능성이 극히 낮아지게 됐다.
"이메일을 통해 살해위협을 받았다"고 밝힌 카이타는 "나는 무슬림이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직 신만이 생사문제를 결정하실 것이며 이 세상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1994미국월드컵에서 자책골을 넣은 뒤 귀국 후 총에 맞아 사망한 콜롬비아의 수비수 안드레스 에스코바르의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이에 카이타는 자신의 실수와 에스코바르 사망사고의 유사성을 일축하면서도 "실수 이후 죄책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모든 나이지리아 국민들에게 사과하겠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한 카이타는 "다음 경기에서는 반드시 승리해 16강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좋은 활약을 통해 나의 실수를 만회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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