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더반의 모세스 마비다 경기장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B조 최종전에서 전반 막판과 후반 초반 각각 터진 이정수(30. 가시마 앤틀러스), 박주영(25. AS모나코)의 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아르헨티나전에서 1-4로 대패해 수세에 몰렸던 한국은 나이지리아전 무승부로 귀중한 승점 1점을 확보, B조 최종전적 1승1무1패 승점 4점으로 2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하게 됐다.
한국이 16강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2한일월드컵 이후 8년 만이며, 7차례의 원정 본선에서 처음으로 거둔 성적이다.
16강행을 이끈 허 감독은 국내 지도자 중 최초로 16강에 오른 지도자로 한국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됐다.
허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원정 첫 16강 진출 목표를 달성한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제 기량을 펼쳐준 것이 16강 진출의 원동력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루과이는 남미팀답지 않게 힘있는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경기 전 우루과이-멕시코전을 살펴보니 포를란 같은 뛰어난 선수도 눈에 띄었다"며 "잘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8강에 오르기 위해 더 분발할 것"이라고 8강 진출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의 일문일답.
-오늘 경기 소감은.
"원정 첫 16강에 진출한 선수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제 기량을 펼쳐준 것이 16강 진출의 원동력이엇다."
-나이지리아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아무래도 초반에 실점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느꼈다. 하지만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준 것이 16강 진출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준 뒤 심리적으로 동요했고, 이후 경기가 힘들어지기도 했다."
-박주영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프리킥을 넣은 선수인 것 같다. 왜 이렇게 프리킥으로 득점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나.
"프리킥 연습은 그동안 많이 해왔다. 자블라니가 다른 공처럼 힘을 들여 차게 되면 8~90%가 공중으로 뜨는 것 같다. 다리에 힘을 빼고 누르듯이 차라고 이야기했다. 공과 고지대에 대한 적응력이 선수들에게 익숙치 않은 것 같다."
-16강 진출에 축하인사를 건넨다. 한국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팀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그동안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하는가.
"아시아 팀이 선전하고 있는 것은 맞다. 세계수준과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등한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에 많은 득점찬스를 내줬는데.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많은 찬스를 만들어냈다. 중거리슛까지 다 찬스라고 보기는 힘들다. 우리도 경기를 주도하기 위해 노력했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6강 상대인 우루과이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가.
"우루과이는 남미팀답지 않게 힘있는 경기를 펼치는 것 같다. 경기 전 우루과이-멕시코전을 살펴보니 포를란 같은 뛰어난 선수도 눈에 띄었다. 잘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이 이번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8강에 오르기 위해 더 분발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조별리그를 치르면서 느낀 보완해야 할 점은.
"수비진에서 방심하거나 위치를 놓치는 것은 8강에 오르기 위해 꼭 보완해야 할 점이다."
-다음 목표는.
"이제는 단판 승부이기 때문에 지면 탈락하고, 이기면 올라간다.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선배 지도자들이 달성하지 못했던 16강 진출에 성공한 지도자가 됐다.
"목표를 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이 돼서 만들어낸 결과다. 국내 감독이지만 지원을 아끼지 않은 축구협회에도 감사하다. 나는 크게 한 것이 없는만큼 쑥스럽다(웃음)."
-김남일을 제외하고는 교체선수의 활용이 다소 부족했던 것 같다. 만족할만한 자원이 없었던 것인지, 상황에 따른 것인지. 16강 구상은 따로 있는 것인가.
"상황을 따져봐야 할 것 같다. 아르헨티나전에서는 많은 실점을 했다. 염기훈이 다소 지친 모습이어서 수비를 두껍게 하자는 의미에서 김남일로 교체했는데, 실패한 감이 있다. 선수 기용은 상황을 따져야 한다. 수비 위주로 바꾸기에는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경기를 하다보면 의외의 교체카드가 나올 수 있다."
-16강 진출로 2022년 월드컵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다. 16강 진출이라는 1차 목표 달성에 신경을 써왔기 때문에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 성과가 월드컵 유치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어떻게 동기 부여를 할 것인가.
"월드컵 원정경기에서 16강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유럽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의 공이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선수들이 해외에서 뛰고 싶은 꿈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은 '병역문제'라는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 진출한 뒤 공익근무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 부분이 해결되면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 16강을 넘어 8강, 4강까지 가기 위해서는 병역문제 해결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융통성을 발휘하면 다른 방법이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어려운 목표를 달성했다. 조별리그 통과와 8강 진출 중 어떤 것이 더 힘들다고 보는가.
"조별리그가 더 힘들다고 본다. 8강 진출 가능성은 50대50이다. 누가 더 잘 준비하느냐와 당일 컨디션이 승부를 가를 것으로 본다."
-우루과이는 공수 밸런스가 잘 잡힌 팀이다. 오늘과 같은 수비라면 불안한 모습이 노출될 것 같은데.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고 하는 팀을 상대하다 보면 어느 팀도 골을 넣기가 쉽지 않다. 우루과이는 수비 숫자를 많이 두는 팀이다. 8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긴 승부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아르헨티나도 조별리그 유일한 실점이 우리한테 허용한 것을 보면 (우리의)공격력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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