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린 유쾌한 도전… 태극전사 그대들은 최고였다

차재호 / / 기사승인 : 2010-06-27 12: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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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에 1-2 분패… 8강 문턱서 마침표 사상 첫 원정 16강을 달성한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의 유쾌한 행보가 끝이 났다.

한국은 26일 밤 11시(한국시간) 남아공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벌어진 우루과이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16강에서 1-2로 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비록 우루과이에 덜미를 잡혔지만 23명의 태극전사들이 그동안 보여준 플레이는 온 국민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선전은 첫 경기부터 두드러졌다.

한국은 지난 12일 열린 그리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이정수(30. 가시마)와 박지성(2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이정수는 전반 7분께 왼쪽 코너플래그 근처에서 기성용(21. 셀틱)이 프리킥을 올려주자 오른발로 밀어 넣어 한국의 이번 대회 첫 골을 신고했다. 주로 중앙 수비수로 활동하면서도 여러 차례 골을 터뜨려 '골 넣는 수비수'라는 기분 좋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정수는 단 한 방의 슛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마무리는 '캡틴' 박지성이 맡았다. 박지성은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7분 수비수 2명을 따돌린 뒤 왼발 슛으로 추가골을 기록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선보인 탈춤 세러모니는 국내 팬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진돗개' 허정무 감독(55)은 그리스전을 통해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첫 번째 한국인 감독으로 이름을 남겼다. 앞서 한국에 월드컵 본선 승리를 안긴 감독은 거스 히딩크(64), 딕 아드보카드(63) 둘 뿐이다.

1승을 안고 맞이한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은 세계 축구와의 격차를 확실히 느끼게 해줬다. 물론 희망도 봤다. 0-2로 뒤지던 전반 막판 수비수 실책을 틈탄 이청용(22. 볼턴)의 골은 그가 왜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태극 전사들의 투지는 23일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에서 절정에 달했다. 패할 경우 16강행이 무산되는 절박한 상황에서 선제골까지 빼앗겼지만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기성용-이정수 콤비가 다시 한 번 골을 합작하며 흐름을 탄 한국은 박주영(25. AS모나코)의 오른발 슛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아르헨티나전 자책골로 마음고생을 한 박주영은 그림 같은 프리킥이 골망을 흔들자 트레이드 마크인 '기도 세러모니'로 마음고생을 날려버렸다. 김남일(33. 톰 톰스크)의 백태클로 잠시 위기에 빠지기도 했던 한국은 남은 시간을 실점 없이 잘 버티며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5일 남아공에 입성해 22일 간의 유쾌한 도전을 마친 태극전사들은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한다.

◇2010남아공월드컵 한국 경기결과

▲6월12일 조별리그 1차전(넬슨 만델라 베이)
한국 2-0 그리스. 득점= 이정수(전 7분) 박지성(후 7분)

▲6월17일 조별리그 2차전(사커시티 경기장)
한국 1-4 아르헨티나. 득점= 이청용(전 46분)

▲6월23일 조별리그 3차전(모세스 마비다 경기장)
한국 2-2 나이지리아. 득점= 이정수(전 38분), 박주영(후 4분)

▲6월26일 16강전(넬슨 만델라 베이)
한국 1-2 우루과이. 득점=이청용(후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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