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는 26일 오후 11시(한국시간) 포트 엘리자베스의 넬슨 만델라 베이 경기장에서 펼쳐진 우루과이와의 2010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1-2로 석패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월드컵 같은 큰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8년 전, 2002한일월드컵에서 대학생 신분으로 4강 신화를 이루는데 톡톡히 활약했던 차두리는 2006독일월드컵 최종엔트리에서 탈락하며 울분을 삼켰었다.
때문에 8년 만에 나선 남아공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목표는 남달랐다.
겉으론 "항상 즐긴다는 마음으로 한다"고 말해 왔지만 30년을 승부의 세계에서 지낸 그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강한 승부욕이 여전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에도, 이길 수 있는 경기였음에도 진 아쉬움과 설움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차두리는 "아쉽다"는 말을 시작으로 "오늘 패배의 교훈을 바탕으로 4년 뒤, 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회를 앞두고 아프리카가 많이 위험하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훈련장이나 경기장으로 이동할 때 우리를 보고 손을 흔들고 해맑게 웃는 주민들과 아이들을 보며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통해 느낀 점이 많았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절대로 밀리지 않는 몸싸움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로봇'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차두리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도, 실수도 모두 보여줬다. 그러나 쉽게 동요하지 않았다.
경기와 훈련에서 언제나 웃는 얼굴은 차두리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그러나 절대 아파할 것 같지 않던 차두리도 뜨거운 남자의 눈물을 흘렸다.
차두리는 "아버지도 패배를 당해본 경험이 있으니 내 기분을 잘 아실 것이다"는 말로 남아공월드컵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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