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와 우루과이는 오는 7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남아공 케이프타운 그린 포인트 경기장에서 2010남아공월드컵 준결승전을 치른다.
두 팀의 키플레이어인 스네이더르와 포를란은 무대는 다르지만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나란히 유럽 정상에 오른 달콤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조세 무리뉴 감독(47)과 함께 한 스네이더르는 지난 5월 끝난 2009~2010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2-0으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포를란 역시 같은 달 팀이 유로파리그를 제패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2-1로 승리한 풀럼과의 결승전에서 포를란은 혼자서 두 골을 뽑아 아틀레티코의 영웅으로 부상했다.
이번 월드컵 4강전에서 맞붙은 두 선수 중 한 명은 상대편의 결승행을 축하해줘야 하는 입장에 놓일 수 밖에 없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스네이데르가 속한 네덜란드의 우위가 예상된다. 늘 정상권 실력을 갖추고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던 네덜란드는 세계 최강 브라질을 8강에서 탈락시키며 자신감이 절정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스네이데르가 있었다. 스네이데르는 혼자서 2골을 몰아치며 브라질 격파 선봉에 나섰다.
0-1로 뒤진 후반 초반에는 날카로운 크로스로 상대 수비의 실수를 유발해낸 뒤 1-1로 팽팽히 맞선 중반에는 장대숲을 뚫는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주로 경기 조율의 역할을 맡으면서도 4골을 뽑아내는 등, 골감각도 절정에 오른 모습이다.
이에 맞서는 우루과이의 희망은 포를란이다.
남미예선 막차로 월드컵에 합류한 우루과이가 4강에 오르기까지는 포를란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우루과이는 3골을 넣은 루이스 수아레스(23. 아약스)가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포를란에게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를란의 최대 강점은 강력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한 돌파와 슈팅이다. 페르난도 토레스(26. 리버풀)가 떠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차지한 포를란은 이번 월드컵에서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포를란의 진가는 가나와의 8강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0-1로 끌려가던 후반 10분 페널티박스 정면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골대 안으로 강하게 차넣어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란히 유럽 정상을 경험한 스네이데르와 포를란 중 누가 월드컵 정상 도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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