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월드컵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일(이하 한국시간),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대회인 브리티시오픈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깜짝 우승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남아공 출신의 루이스 우스투이젠(28)은 19일 스코틀랜드 파이프주 세인트 앤드류스의 올드 코스(파72. 7377야드)에서 막 내린 '2010 브리티시오픈'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2라운드부터 줄곧 선두 자리를 지켰던 우스투이젠은 2위인 리 웨스트우드(37. 잉글랜드)에 무려 7타나 앞서는 압도적인 우승으로 자신의 생애 첫 메이저 타이틀을 따냈다.
그는 남아공을 무대로 하는 선샤인투어에서는 이미 여러 차례의 우승을 맛봤지만, 세계무대에서는 사실상 무명선수였다.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도 몰라 선수 본인의 입으로 정확한 발음을 들어야 했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지난 3월에 유러피언투어 '안달루시아 오픈'에서 우승하며 국제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불과 4개월 뒤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이 모두 모인 브리티시오픈에서 당당히 정상에 올랐다.
출전선수들을 끈질기게 괴롭혔던 강풍도 우스투이젠의 우승을 막지 못했다. 세인트 앤드류스를 덮친 강풍은 오히려 우스투이젠의 우승에 힘을 더한 도우미 역할을 했다.
대회 기간의 대부분을 경쟁 선수들을 압도하며 경기했던 우스투이젠은 바비 로크와 게리 플레이어(75), 어니 엘스(41)에 이어 남아공 선수로서 네 번째 브리티시오픈 정상에 오른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됐다.
2002년에 우승한 엘스에 이어 8년 만에 남아공 출신 선수의 우승을 기록하게 된 우스투이젠은 밝은 표정으로 '클래릿저그'에 입을 맞추며 자신의 우승을 만끽했다.
그는 "우승이 믿기지 않는다"고 입을 연 뒤 "12번 홀 이후부터는 그렇게 큰 차이로 앞서보기 어렵기 때문에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리티시오픈 우승은 특별하다. 게다가 세인트 앤드류스에서 우승했으니 내 꿈이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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