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1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2회초 중월 3점포를 때려냈다.
2회 1사 1,2루에 타석에 들어선 이대호는 상대 구원 김희걸의 2구째 포크볼을 통타,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38호 홈런.
지난 4일 잠실 두산전부터 9경기 연속 홈런을 날린 이대호는 미 메이저리그(MLB) 켄 그리피 주니어(1993년), 돈 매팅리(1987년), 대일 롱(1956년)이 기록한 8경기 연속 홈런 기록을 넘어서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삼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진 것이 이대호의 세계기록 경신을 가능하게 했다.
본인 스스로의 컨디션이 최고조였고, 8개 구단 중 가장 뜨거운 화력을 자랑하는 롯데 타선이 이대호의 심리적 부담을 덜어줬다. 그가 가진 스윙폼과 타격 실력이 밑받침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대호의 스윙폼은 부드럽기로 정평이 나있다. 중심을 끝까지 유지한 채 이어지는 부드러운 스윙이 일품이라는 평가다.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의 스윙이 아주 부드럽다. 스윙 자체가 부드러우니 좋은 타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칭찬했다.
중심을 끝까지 유지하면서 부드럽고 균형감 있는 스윙을 하니 변화구 대처 능력도 좋아질 수밖에 없다. 처음에 생각한 구질이 아니더라도 받아치는 것이 가능해진다.
실제로 이대호는 9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면서 코스와 구질을 가리지 않았다. 몸 쪽과 바깥 쪽 공, 직구와 변화구를 가리지 않고 받아쳐 아치를 그려냈다.
4일에는 커브를 노려쳤고, 5일과 6일에는 몸 쪽으로 들어오는 포크볼과 투심을 통타해 홈런을 만들어냈다. 7일과 11일에는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직구와 체인지업을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전날 이대호는 몸 쪽으로 파고드는 싱커를 노려쳐 좌월 솔로포를 폭발했다. 홈런을 헌납한 KIA 아킬리노 로페즈는 "제구가 잘 된 공이었는데 이대호가 받아쳤다"며 혀를 내둘렀다.
롯데의 강타선이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면서 이대호의 타격 실력을 극대화했다.
이대호는 홍성흔과 가르시아가 롯데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는 타 팀 투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투수들이 이대호만 집중 견제하기에는 롯데 타선은 너무 강하다. 이대호 앞, 뒤에 버티고 있는 홍성흔과 카림 가르시아, 강민호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덕분에 이대호는 자신이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스윙을 할 수 있었다.
KIA 타선에 김상현이 가세하면서 최희섭이 부담에서 벗어나 성적이 상승했던 것과 비슷한 이치다.
여기에 본인 스스로의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이대호는 "현재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타격 컨디션이 최고조에 달해있음을 인정했다. 이대호는 "로페
즈의 몸 쪽 공을 치고 나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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