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매니 액타 감독은 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경기에 추신수를 출전시키지 않았다.
3일 화이트삭스전까지 타율 0.300 22홈런 22도루를 기록했던 추신수는 그대로 시즌을 마감, 2년 연속 3할 20홈런-20도루를 기록하게 됐다. 출루율 0.401도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추신수는 현대 야구가 시작된 1900년 이후 클리블랜드 선수 중 처음으로 2년 연속 3할, 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선수가 됐다.
또 2000년 매니 라미레스 이후 10년만에 출루율 4할을 넘긴 클리블랜드 소속 외야수가 됐다. 선수단 전체로 따지면 4년만이다. 2006년 트레비스 해프너 이후 4할 출루율을 기록한 클리블랜드 선수는 없다.
액타 감독은 3일까지 추신수가 타율 3할과 출루율 4할을 유지하자 시즌 최종전에 추신수를 결장시키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추신수가 기록한 4할 출루율은 알버트 푸홀스나 조 마우어 등 몇몇 선수들만이 달성할 수 있는 기록"이라며 "2년 연속 3할, 20홈런-20도루도 대단한 기록이다"라고 이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액타 감독이 팀 성적을 완전히 포기하고 이런 발언을 한 것은 아니었다. 중부지구 최하위 캔사스시티 로열스에 2경기차로 앞서 4위에 올라있던 클리블랜드는 전날 캔사스시티가 패하면서 4위를 확정지었다.
추신수는 "액타 감독님이 3일 경기가 끝난 뒤 '캔사스시티가 3일 경기에서 지면 시즌 최종전에 출전하지 않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추신수는 시즌 최종전 결장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았다.
추신수는 "지난해 에릭 웨지 감독님도 나의 3할 타율을 지켜주기 위해 똑같은 일을 했다"면서 "액타 감독님께 '나의 3할 타율을 신경쓰지 말아라. 치면 치고, 못 치면 못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액타 감독의 결심도 확고했다. 액타 감독은 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타율 0.298보다는 3할이 훨씬 좋게 들린다"면서 추신수를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액타 감독은 "팀 내 최고의 선수가 건강한 몸으로 오프시즌을 맞이하게 하고 싶다. 선수가 6개월 동안 몸을 돌보지 않고 뛰었을 때 그 정도 보호는 해주어야 한다"며 "추신수는 매 이닝, 매 경기 우리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해줬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일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최다승(124승)을 올린 박찬호(37.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는 이날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박찬호는 올 시즌 53경기에 등판, 4승 3패 1홀드 52탈삼진 평균자책점 4.66의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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