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홍정욱 소신행동 ‘힘 실어주기’ 회동

최민경 / / 기사승인 : 2011-04-18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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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한 초선 의원의 소신 있는 행동이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국회 자정을 촉구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소장파 의원들은 18일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방지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모임은 지난 15일 국회 외통위 법안심사소위에서 한ㆍEU(유럽연합)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의 처리를 둘러싸고 여야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 직전,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이 기권을 선언하면서 여야 충돌을 막은 이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홍 의원의 이번 소신 행보는 작년 말 예산안 강행처리와 관련, 여야 모두로부터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온 후 발생한 첫번째 사건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여당의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과 민주당의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모임을 갖고 국회 폭력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서 황우여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이 걱정하는 국회가 아니라 자랑스러워하고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국회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홍정욱 의원이 마련한 여러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국회를 민주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절차를 만드는데 많은 분이 노력했다"며 "(이와 관련한) 법적 기준을 만드는데 의원들이 체계적으로 조직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내 분위기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물리력을 동원하는 일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원들의 개인적 소신을 존중한다"고 운을 떼었다.

하지만 그는 "표결을 통해서 정상적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하는 것이 물리력인지, 정당한 의사진행을 힘으로 막는 것이 물리력인지, 홍정욱 의원은 다시 한 번 곰곰이 생각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과거 박성효 최고위원이 과학벨트와 관련, “대통령의 인품”을 운운했다가,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김무성 원내대표로부터 강경한 공격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변화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야당은 물론이고 우리당의 젊은 일부 의원들도 정당한 표결절차를 거부하고 물리력으로 막는 것까지 당위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며 ‘제 2의 홍정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과 민주당 ‘민주적 국회운영 모임’은 모임 직후 “필리버스터 제도 도입 등 국회 몸싸움 추방을 위한 국회법 개정안이 이번 4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여야 원내대표들이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여야 소장파 의원은 또 “한-EU FTA는 피해농가 보호 등의 추가대책을 보완해 4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상임위 및 본회의에서 합의처리하도록 노력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향후 여야 정당 모두는 물리력에 의한 의사진행 및 방해를 자제하고 깊이 있는 대화와 토론으로 원만한 의사진행 위해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는 한나라당 황우여·남경필·구상찬·정태근 의원, 민주당 원혜영·정장선·김성곤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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