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신주류-구주류 갈등 확산

관리자 / / 기사승인 : 2011-05-10 1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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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파, “비대위 11일 의총서 재구성해야”
친이계, “마치 혁명사령부처럼 행동한다”
[시민일보] 한나라당은 10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놓고 신주류와 구주류가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비주류였던 황우여 의원의 승리를 뒷받침한 수도권 초·재선 의원 그룹이 ‘신주류’로 부상한 반면, 그동안 당내 주류로 활약하던 친이계는 ‘구주류’로 전락했다.

수도권 출신 초·재선 의원들은 ‘새로운 한나라’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은 초선 의원 모임인 ‘민본21’과 재선 이상 그룹인 ‘통합과 실용’의 회원들까지 모두 흡수해 이날 현재 의원 40명이 가입한 상태다. 이들은 원내대표 경선 승리의 여세를 몰아 차기 전당대회에서 ‘젊은 대표론’으로 당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장파는 우선 안상수 전 대표가 물러나기 직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과시킨 비상대책위(비대위)를 보이콧하면서 11일 의원총회에서 자신들이 당선시킨 황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새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소장파는 비대위 위원장으로 친이(親李)계 정의화 의원이 임명된 것을 문제 삼으며, "물러나는 지도부가 구성한 비대위를 '쇄신'이라고 할 수 없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비대위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7월 초쯤 치러질 전당대회에서 젊은 대표의 성사여부가 달렸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정의화 비대위원장이 전날 소집한 첫 비대위 회의는 소장파와 친박 성향의 비대위원들의 불참으로 취소됐고, 정 위원장은 이날 황 원내대표를 만나려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만나지 조차 못했다.

소장파들은 비대위를 재구성, 주도권을 잡은 뒤 오는 7월 초 예상되는 당 대표경선에서 계파 선거를 막기 위해 '전(全) 당원 투표제'와 '대표·최고위원 분리선출'을 관철시키기 위한 당헌·당규 개정 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소장파 내부에서 이른바 '젊은 후보'를 대표주자로 내보내 당 대표로 선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비대위 구성을 둘러싼 당내 갈등 문제에 대해 “절차에 있어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지적이 나온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비대위가 당 대표 역할을 대신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황 원내대표는 “당헌 30조에 대표 유고 시에 대행 체제로 들어가는데, 대행의 순서가 당서열 두 번째인 원내대표가 맡고, 원내대표가 또 유고에 들어가면 다득점 최고위원 순으로 맡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신주류의 거침없는 질주에 구류가 반격태세를 보이고 있다.

먼저 소장파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한 비상대책위를 다시 구성할 것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 구주류는 "혁명사령부처럼 행동한다"며 반격에 나섰다.

친이계 장제원 의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쇄신하자는 분들은 혁명사령부인가”라면서 “참 무시무시하다. 지금 핵심인 분들이 정권 초창기에 계파 이익을 위해 어떤 행동과 말을 했는지 난 안다. 이제라도 그 가면을 내려놓고 오만한 행보(를) 거두길 충고한다"고 공세를 취했다.

특히 정의화 비상대책위 위원장은 소장파와 친박 성향 위원들의 불참으로 자신이 주재하려던 비대위 첫 회의가 취소된 것에 대해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황우여 신임 원내대표에게 오늘만 전화 5통, 문자 5건을 남겼지만 그쪽에서 전화 한번 하지 않더라"며 "이런 행동이 동료 의원에게 할 일이냐"고 쏘아붙였다.

또 친이계 신지호 의원은 "재·보선 패배 후 비대위 체제로 간다고 할 때는 아무런 말이 없더니, 자신들이 밀었던 사람이 원내대표가 되자, 비대위 구성에까지 비토를 놓기 시작했다"며 “견물생심으로 과욕을 부리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이런 사람들이 쇄신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심지어 범(汎)친이계 홍준표 전 최고위원도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정치적 동지는 없고 동업자만 있다고 했는데, 친이 핵심이란 분들이 그렇게 박근혜 전 대표를 비난하다가 이번에 의총장에서 '박근혜 역할론'을 말하는 걸 보고 중간에 나왔다"며 "누구 치마폭에서 바짓가랑이 잡고 정치하려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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