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의원 “MB- 청와대, 당 통제력 상실...고립 인내 여부 관심”

[시민일보]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와 김재원 전 의원은 5일 한나라당 7.4 전당대회 결과에 대해 “친박계가 당의 주류로 자리 잡은 전당대회”라고 평가했다.

◇고성국 박사= 고성국 박사는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이번 전대를 전체적으로 보면 친이계는 사실상 해체 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느껴진다. 유일한 친이계의 지지를 받았다고 할 수 있는 원희룡 후보가 근소한 차지이긴 하지만 어쨌든 순위로는 4위로 밀렸다. 이것이 친이계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반면에 처음에는 지도부 진입정도가 목표 아니냐고 내다봤던 유승민 후보가 2위까지 치고 올라왔다”며 “홍준표 대표도 첫번째 표를 많이 얻지는 못했을지 모르겠으나 두번째 표에서는 친박계 표를 대부분 흡수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민 후보는 물론이고 홍준표 후보까지 범 친박계가 만든 지도부”라고 해석했다.

이어 그는 “다섯명의 지도부가 모두 박근혜 전 대표한테는 부정적이지 않은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친박계의 핵심이거나 친박계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 된 사람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이번 지도부는 박근혜 지도부”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고 박사는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이 굉장히 무거워 졌다”며 “이번에 홍준표 지도부가 잘못하면 그 부담은 다 박근혜 전 대표에게 전이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상득 의원이 철저한 중립을 선언한 것에 대해 “매우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해서는 “이번에는 전당대회 장 자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만큼 굉장히 몸조심을 했다. 그렇게 몸조심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대표가 공격을 하지 않았느냐. 이런 것들이 앙금으로 남아있을 수 있다”며 “계파 간 갈등의 과정에서 남겨진 앙금, 이것을 어떻게 빠른 시간 내에 풀어내느냐 이게 홍준표 대표의 첫 번째 과제”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이 장관의 당내 복귀 문제에 대해 “전당대회까지 끝났기 때문에 이재오 장관이 당에 복귀하더라도 정치적으로 공격을 받을 상황들은 조금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며 “8월 경에 총선에 출마할 장관들이 당에 복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그런 자연스러운 흐름 내에서 당에 안착을 하면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한 역풍은 그렇게 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여권 내 정몽준 전 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이재오 장관 등 박 전 대표 이외의 대권주자들에 대해 “박근혜 전 대표가 워낙 당을 확고하게 장악하고 대세론이 강하면 도전을 하더라도 승산이 별로 없다 이런 판단들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특히 김문수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2014년까지 재임 시장, 재임 도지사로서 성실하게 직무를 수행해서 뭔가 구체적인 성과를 그 안에 낼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 성과를 가지고 2017년 도전의 길이 열려있으니까 그런 점들까지 충분히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몽준 전 대표에 대해서는 “이미 일찌감치 사실상 출마 선언을 하고 뛰고 있는 상태다. 그런 점에서는 양상이 좀 다르다. 그런데 박근혜 전 대표가 워낙 앞서가 있고 특히 이번 전대를 통해서 당 자체가 박근혜 당으로 거의 체제가 전환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도전을 하더라도 너무 힘에 부치는 도전이 되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라고 밝혔다.

고 박사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 등 한나라당 밖 일부 인사들이 보수정당 창당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윤여준 전 장관도 그렇고 박세일 한반도 선진화 이사장도 박근혜 당이 필요하다 이런 주장까지 했는데, 그건 한나라당 밖에서 하는 얘기고, 박 전 대표 입장에서는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밖에 있는 그런 사람들이 한나라당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생각은 아니겠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당을 떠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더구나 완전히 한나라당 자체가 박근혜 당으로 재편되고 있는데 그런 상태에서 박근혜 당을 따로 만들라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일축했다.

7.4 전당대회 결과에 다른 민주당의 입장에 대해 고박사는 “손학규 대표나 야권 입장에서는 여당이 분열되고 야당은 하나로 되는 것이 제일 좋은 구도라고 생각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지금 여당은 분열되기는커녕 박근혜 전대표를 중심으로 해서 하나로 쭉 재편되고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나온 보도 중에는 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 대선에서 대통령이 되면 그걸 정권 재창출로 볼 게 아니라 정권 교체로 봐야한다는 의견이 생각보다 많았지 않았느냐”며 “야권 입장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공격하고 이명박 정부를 공격하고 심판하면서 그 타격을 박근혜 전 대표까지 미치게 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데 아무리 이명박 정부를 공격해도 그것이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타격이 가지 않는 구도가 만들어져 있다. 그런 점에서도 야권이 굉장히 힘들어 할 가능성이 많다”고 분석했다.

◇김재원 전 의원= 같은 날 김재원 전 의원도 BBS 라디오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친이의 몰락 친박 당 접수 형태의 홍준표 체제”라고 7.4 전당대회 결과를 평가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한나라당, 특히 현역 의원들 중심의 불안감, 또 민심이 크게 이반되고 있다는 현장의 분위기가 한나라당 대의원들에게 이 체제로서는 도저히 안 된다, 뭔가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다는 선택을 하게 했을 것”이라며 “2위로 유승민 최고위원을 낳는 이변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그는 ‘홍준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를 앞으로 대선 전까지 지켜야 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그것도 이번에 표심을 자극 한 것이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의원들이 당협 위원장들의 성향이 이른바 친이계라 하더라도 자신들은 당의 미래를 생각하는 입장해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애정이 있는 대의원들도 많았을 거다. 박근혜를 보호하겠다는 홍준표 후보의 투쟁력을 높게 평가했을 가능성도 높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각 중에 하나가 바로 청와대에 종속되어서 청와대 내지 친이계에 의해 한나라당이 좌지우지 당하는 것”이라며 “한나라당 당원들이 친이계의 전횡으로부터 당을 구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 특히 친이계에서 원희룡 후보를 내세우면서 당선 가능한 홍준표 후보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친박 단일후보 유승민 후보가 2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4등, 5등 정도를 할 정도로 국민의 인지도나 지지도는 낮았지만 친박 단결의 효과라고 본다. 특히 대구 경북 부산 울산 지역에서 투표율이 훨씬 높았었다. 이들의 몰표를 바탕으로 유승민 후보가 2위로 당선되었다”며 “지난 공천에서 학살을 당한 친박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유력한 주자, 당 내에서 적어도 발언권이 있는 최고위원 하나를 지도부에 진입을 시켜서 최소한의 희생을 당하지 않는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친이계의 지원을 받은 원희룡 후보가 4위라는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 “만약에 원희룡 후보가 친이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않았다면 훨씬 득표 했을 가능성도 있었다”며 “친이계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친이는 더 이상 안 된다는 한나라당 당원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개혁의 아이콘이던 원희룡 의원이 마치 구세력의 대변인이 된 듯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것에 한나라당 대의원들도 상당히 실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홍준표 체제 출범에 대해 “대표 경선 과정에서 내내 홍준표 대표는 더 이상의 당청관계가 현재와 같은 상하관계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며 “사실상 청와대는 당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홍준표 대표가 경선과정에서 말로는 대통의 탈당을 반복하는 배신의 정치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대통령은 당에 대한 통제력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대통령 내지는 청와대의 정치적 고립이 가속화 될 것이고 궁극적으로는 대통력이 자제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당이 살기 위해서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정치가 반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유승민 최고위원이 청와대와 차별화를 공공연히 주장해온 상황에서 개인적인 성향이 상당히 특징 있는 홍준표 대표마저도 청와대를 꾸짖는 정책을 계속한다면 대통령이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