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10.26 재보궐선거 이후 여야 각 정당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른바 ‘제 3 신당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2일 “제3의 정당을 만든다고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전 의장은 이날 BBS 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 그 반사작용으로 급히 만들면, 또 다시 기존 정당처럼 당장 국민의 믿음을 얻기 어려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우선은 제3의 정당을 만들기보다, 지금 있는 정당들이 환골탈태해서 거듭나도록 우리가 격려하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전 의장은 먼저 10.26 재보선 결과에 대해 “현실정치에 대한 혐오, 그리고 기존정당에 대한 불신이 가져온 결과”라고 해석했다.

그 이유에 대해 “여야 가릴 것 없이 모든 정치인들이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지 않고, 또 국민은 안중에 없고 그들만의 정치를 해왔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정치권이 국민에게 전혀 믿음을 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제 3신당론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를 해보면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선다고 나오고 있는데, 그렇다면 제3의 세력을 원하는 민심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냐’는 사회자의 지적에 “여론조사에 따라서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안철수 교수가 박근혜 전 대표를 앞서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근소한 차로 안이 박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런데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왜 안철수 교수가 대권에 나간다고 말을 하지 않는데, 언론에서 자꾸 안철수와 박근혜 둘을 붙여서 여론조사를 하는지 그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언론이 흥미위주의 상업성보다는 좀 책임감을 가져야 하고, 정확하게 보도를 해줘야 한다. 우선 여론조사를 하려면 안철수 후보가 다음 대권에 나갈 것이냐, 안 나갈 것이냐, 나가는게 좋으냐 안 나가는게 좋으냐, 그것부터 여론조사를 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안철수 교수도, 안개만 피우지 말고 젊은이답게 정치를 할 것인가 안할 것인가에 대해서 분명한 태도를 밝히는 게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애매한 태도를 자꾸 취하니까 정국만 복작하게 꼬이게 된다”며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는 개인적으로는 안 교수가 정치판에 뛰어들어서 상처를 입기보다는 지금처럼 이 나라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지금 20대 30대 40대 뿐만 아니라, 50대 60대 70대도, 그리고 특히 과거 대통령 선거 때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 크게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아야 한. 청와대가 그것을 알아야 한다. 이번에 나경원 후보를 찍은 사람 가운데서도 청와대에 대해서 실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쏘아 붙였다.

이 전 의장은 특히 내곡동 사저 논란에 대해 “처음부터 잘못 생각한 것”이라며 “대통령 그만두면 자기 살던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 역대 대통령들이 다 그렇게 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이번에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경호실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전직 대통령에 관한 법을 고쳐야 한다. 이건 전두환 대통령 그만두기 직전에 만든 것인데, 대통령 그만두면 경호를 경찰서에서 맡으면 되지, 그리고 순경 한두 사람이 집 앞에 보초만 서면되지 왜 막대한 예산을 들이고 그렇게 어마어마한 경호실을 만들고 하느냐”며 “지금이라도 그 법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호실에 예산이 많이 든다. 그런 예산을 전부 삭감을 해서 그것을 가지고 복지예산에 돌리면 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이명박 대통령 탈당 요구가 여당 내부에서 흘러나올 가능성에 대해 “지금 국민들은 대통령이 한나라당을 탈당하든 말든 전혀 관심도 없다. 탈당보다는 스스로 개혁을 해야 한다. 거듭 태어나야 한다.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서민을 생각하는 그런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 말 꼼수 정치가 아니라, 정말 자기희생이 따르는 그런 참정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교체론에 대해 “한나라당은 죽을 각오로 개혁을 다시 해야 한다. 필사즉생으로 개혁을 다시 해야 하는데, 모두가 적당히 주저앉고 말더라. 그리고 민주정치는 책임정치 아니냐? 무언가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도 그대로 넘어가더라”며 “더욱이 이번 선거는 이긴 것도 아니고 진 것도 아니다, 무승부다 하는 이야기를 당 대표가 하니까 국민들이 다시 격분하지 않겠느냐, 모두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고 쏘아 붙였다.

그는 당명 개정론에 대해 “당 이름을 바꾼다고 문제가 달라지겠느냐”며 “이름보다는 내용을 바꿀 생각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이 전 의장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야당이 승리를 했다고 하지만, 그건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무소속 후보 아니냐? 무소속 후보가 승리한 것이고, 또 지자체 선거에서는 참패하지 않았느냐? 그러면 야당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서울시장 후보도 못 내는 당을 국민들이 수권정당이라고 정권을 맡기겠느냐?”며 “당당하게 후보를 내는 것이 옳았다”고 비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