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론, 춘추전국시대 방불

안은영 / / 기사승인 : 2011-11-07 12:31:0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문학진 의원, “완전개방형으로 통합정당 지도부를 선출해야”
김부겸 의원, “법적통합주체 문제 발생...민주당 전대가 먼저”
혁신과 통합, “개방형시민단원제 채택...진보정당도 동참해야”

[시민일보] 지난 3일 민주당 지도부가 불쑥 제안한 야권통합 방안과 관련, 민주당내는 물론 당밖 통합 대상인 ‘혁신과 통합’이 제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문학진 의원은 7일 “민주주의를 퇴행시키고 민생을 파탄에 빠뜨렸으며, 남북관계를 더 할 수 없이 악화시킨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국민의 분노와 뜻을 범야권은 고스란히 담아내야 한다”며 “이 위중한 국면에서 국민의 뜻과 크게 관계없는 소리(小利)에 얽매여 샅바싸움을 하거나 땅뺏기 놀음을 하고자 한다면 이는 결단코 저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먼저 민주당 지도부가 당헌에 규정되어 있는 12월 18일 사퇴시한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당연한 일”이라며 “당권.대권 분리 규정은 당원들의 총의에 의해 결정된 것이다. 지도부가 잠시나마 이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보였으나 지난 이야기이므로 접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민주당이 준비 중이었던 임시전당대회를 우선 독자적으로 치르고 통합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주장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그럴 만큼 우리에게 시간적 여유가 있는 것인가? 민주당 전대를 치른 뒤 어떤 방법으로 통합대회를 하겠다는 것인가?”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일각에서는 경험을 운운하며 지분 나누기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명했다. 무슨 근거에 의해 지분을 나눌 것인가? 50 대 50이라거나, 또는 그 비슷한 수치들이 나돌고 있으나 이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통합추진체가 최대한 고삐를 당겨 노력해서 가능한 세력들을 한데 모아 완전개방형 국민경선 등을 통해 통합정당의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타 야당, 혁신과 통합, 시민사회세력 등 통합의 대의에 함께 하는 제 세력이 한 곳에 모여 국민경선 등의 방법으로 경선을 치르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제 세력의 지지자들과 진정한 변화를 갈구하는 일반 국민의 뜻을 담아내는 것”이라며 “통합정당의 지도부는 철저히 아래로부터의 선택이어야 한다. 누구 지분 몇 % , 누구 몫 몇 %로 해서는 국민이 인정치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들의 걱정을 잘 알고 있다. 그 걱정들은 내년 총선 공천에서 국민(참여)경선을 철저히 적용함으로써 걷혀지리라 본다”며 “지분 나누기로 공천이 이루어지는 일은 결단코 사라져야 할 구습이다. 통합정당의 지도부 구성과 마찬가지로 총선 공천도 국민의 뜻에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부겸 의원의 입장은 다르다.

김 의원은 같은 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재보선 민심은 야권통합과 쇄신인데, 이번 손학규 대표 야권통합방안에는 쇄신에 대한 일정이 없다, 적합하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지도부가 도대체 누구하고 통합하겠다는 것이냐”며 “법적 통합의 주체 문제가 생긴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야권 통합이나 흐름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가 없다. 다만 지난 10.26 보궐 선거 때 나타난 민심은 '민주당을 비롯한 기존 정치세력이 확 좀 바뀌어라' 하는 것 하고 '너희들 힘을 합쳐라' 두 가지 주문이 있었다, 이른바 쇄신과 통합인데. 이번에 보면 쇄신에 대한 구체적인 일정이 없다. 통합 이야기만 해놓았기 때문에 따라서 통합을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노력에 대해서는 저희들이 충분히 동의하는 거다. 그런데 어떻게 쇄신에 대한 일정이 없으면, 즉 민주당에 대한 뭔가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없으면 이건 다시 국민을 실망시키는 거다, 그게 지금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합전대로 치르자는 입장을 보이는 손 대표의 주장에 대해 “법적으로 따지면 사실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합당과 해산에 관한 권한은 전당대회를 치르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이번에 지금 손 대표가 이야기하시는 내용 중에 진보정당들이 빠질 가능성이 크지 않느냐, 그렇게 되면 누구하고 통합하느냐. 말하자면 실체가 불분명하다는 게 또 문제점”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혁신과 통합에서 서울대 안철수 원장에게 ‘시민 바람을 받아들여서 혁신적 통합 정당 건설의 길에 함께 했으면 한다’고 동참을 촉구한 것에 대해 “현재 통합 논의라는 게 기왕에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은 분들 간에 이야기로 비추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안 교수가 한국 정치의 근본 틀을 바꾸는데 한 번 기여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현재 안 교수님이나 안 교수를 지지하는 그 분들이 현재 이 통합의 과정에 동참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통합을 추진하는 동시에 민주당 전당대회를 통해서 총선을 준비해야된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큰 틀에서 저는 박 의원의 주장하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저는 분명히 지향점은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등이 이끄는 ‘혁신과 통합’은 전날 “혁신과 통합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시민주도의 새로운 정치를 열어 가자”고 제안했다.

이들은 “시민이 중심이 되고, 노동, 청년, 여성, 환경, 장애인 등 다양한 시민사회와 새로운 정치주체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물론 진보정당들도 동참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혁신과 통합은 ‘시민’이 당원이고 ‘당원’이 시민인 정당을 제안 했다.

이들은 “‘개방형 시민당원제’를 채택하여, 누구든지 쉽게 당원이 되고, 무엇이든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며 “온라인 당원제도의 도입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안철수 교수도 변화를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혁신적 통합정당 건설의 길에 함께 했으면 한다”고 안교수의 동참을 호소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안은영 안은영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